PC통신으로 불리는 온라인서비스의 효시는 데이콤의 「비디오텍스」서비스다. 85년 10월21일 처음 우체국 창구를 통해 날씨 등 생활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비디오텍스」는 86년 「천리안(현 천리안Ⅰ)」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이후 85년 「천리안Ⅱ」가 등장, 본격적인 정보은행시대를 열었으며 92년에는 「천리안Ⅱ」와 89년 출범한 「PC서브」가 결합, 지금과 같은 골격의 「천리안」이 탄생했다.
이에 앞서 91년 12월에는 한국PC통신이 설립됐다. 한국PC통신은 12개 민간업체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한국경제신문사가 88년 9월부터 운영해오던 「케텔」사업부문을 인수, PC통신서비스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국PC통신은 92년 서비스 명칭을 「케텔」에서 「코텔」로 바꾸고 7월에는 다시 「코텔」을 현재의 「하이텔」로 변경했다.
92년이 국내 온라인서비스 역사에 길이 남는 것은 천리안과 하이텔이 현재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본격적인 PC통신서비스 시대를 연 해기 때문이다. 두 서비스는 이후 굵직굵직한 기록을 세우며 국내 온라인서비스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천리안과 하이텔의 양자구도가 깨진 것은 94년 10월 「젊은 서비스」를 표방하는 나우누리가 나우콤의 선봉장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나우누리는 94년 국내 최초로 전용 에뮬레이터를 선보이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어 96년에는 거대기업인 삼성SDS가 유니텔을 데뷔시켰다. 국내 처음 윈도 전용 에뮬레이터를 개발한 유니텔은 이후 한발 앞서는 서비스환경으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오고 있다.
이때 형성된 4자 구도는 97년말까지 지속됐다. 97년말에는 SK텔레콤이 인터넷 기반의 PC통신서비스 「넷츠고」를 출범,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98년 6월에는 LG인터넷이 넷츠고와 같은 플랫폼으로 「채널아이」를 서비스하기 시작, 국내는 그 어떤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온라인서비스 강국(?)으로 성장했다.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서비스 개발로 온라인서비스 이용자들은 96년 1백만명을 넘어섰으며 97년에는 3백만명, 지난해에는 5백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사업자들의 매출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며 96년부터 대부분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추세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에는 가입자 7백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규모 또한 5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00년말경에는 1천만명이 PC통신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업체들간 명암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통신환경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정보통신환경을 따라잡는 서비스는 주도권을 잡게 되고 그렇지 못한 서비스는 숨만 헐떡이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모든 온라인서비스들이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이 모든 서비스의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85년 원시적인 형태의 PC통신이 시작된 이래 14년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국내 온라인서비스시장은 아직까지도 성장기에 놓여 있다. 치열한 경쟁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서비스가 명멸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
지금까지 등장한 온라인서비스가 모두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92년 포스데이타가 출범시킨 「포스서브」는 95년경 돛을 내렸으며 LG미디어가 96년에 제공하던 「트윈텔」 역시 단명했다. 막대한 자금과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온라인서비스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