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단말기 역사는 크게 유선과 무선 단말기 역사로 구분할 수 있다.
유선의 대표적인 단말기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화기다. 우리나라에 유선전화기가 처음 선보인 것은 1902년 한성과 인천 사이에 전화기가 설치되면서부터다. 유선전화기는 62년 체신 1호 시리즈가 개발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자석식·공전식·자동식 등 3가지 방식으로 개발한 체신 1호 전화기는 국내에서 생산한 최초의 전화기였다. 73년 체신 1호를 개선한 체신 70호 시리즈가 개발되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전화기의 기본을 이루게 됐다. 이어 81년 국가에서 보급하던 전화기의 구입절차가 개인이 직접 구입하는 자급제로 바뀌면서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의 전화기가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유선전화기 본체에 무선 핸디를 장착한 유무선 전화기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유선과 무선 핸디를 결합한 유무선전화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화기시장의 주류가 되었다. 유무선전화기는 초기 46/49㎒에서 9백㎒로 발전했으며 자동응답·전화번호저장·예약통화·우선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오늘날의 고기능 전화기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유선전화는 90년대 초반 호황을 끝으로 이동전화를 필두로 하는 무선전화에 주도권을 넘겨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무선전화는 6·25 당시 미군이 사용한 모토롤러 무전기가 효시다. 이후 88년 올림픽과 맞물려 국내에서도 이동전화의 원조격인 카폰서비스가 시작됐다. 당시 카폰은 모토롤러가 국내시장을 독점했으며 모토롤러의 독주시대는 9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올림픽 이후 휴대형 전화기의 편리함이 알려지면서 이동전화 수요가 폭발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국내업체가 단말기 생산의 모양새를 갖춘 것은 모토롤러가 현재 LG전자로 흡수된 금성통신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다. 이후 국내업체는 경쟁적으로 단말기사업을 강화하면서 모토롤러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고 그 결과 국산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 「애니콜」을 필두로 본격적인 이동전화 국산 단말기시대를 맞았다.
이동전화단말기는 지난 97년까지 경량화가 화두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과 신기능 개발이 이동전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잣대가 됐다. 우선 디자인면에서 이미 보편화된 플립형에 이어 폴더형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기능면에서 노트북PC나 개인휴대단말기(PDA)와 연결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무선 데이터통신기능, 휴대폰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인증기능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래의 무선단말기는 현재와 같은 단말기 개념을 한차원 뛰어넘는다. 우선 기능적인 측면에서 단순한 음성서비스에서 동영상 기반의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지원하는 통신기기가 조만간 우리 눈앞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데이터·사진전송·비디오송수신이 가능한 「멀티」 개념의 무선전화기시대가 도래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