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X-1에서 TDX-100까지.」
흔히 교환기는 정보통신의 꽃이라 불린다. 교환기는 모든 통신기술의 집합체이자 통신망 구성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은 크게 가입자 단말·전송장치·교환기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교환기는 음성과 비음성의 각종 정보를 신속 정확하면서 효율적으로 원하는 가입자에 교환시켜주는 장비다.
교환기 역사는 바로 우리나라 통신산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교환기는 1935년 10월 스트로저 방식의 기계식 교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중앙과 동대문 전화국에 설치된 기계식 교환기는 2만8백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첫 도입 교환기였다. 이후 60년대까지 수동식과 기계식 교환기를 합쳐 10만회선 정도가 보급됐다.
국산 교환기는 7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사설교환기(2백40회선)인 세종 1호가 효시다. 이 제품은 75년 상용화한 이후 개량화를 거쳐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디지털 국설 TDX 개발은 76년 정부가 시분할(TDMA) 교환기를 국산화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개발방침이 확정된 후 78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시험용 교환기가 제작됐으며 82년 봄 5백회선 규모의 최종 시험장비 개발이 완료됐다. 그해 7월 경기도 용인군 송전우체국에 설치돼 3백62명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험 운용한 것이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전전자교환기(모델명 TDX-1)다.
이후 87년 용량이 확장된 TDX-1A(1만회선 규모)를 개발해 당시 수동식 교환기로 제공되던 1천5백99개 시내통화권을 1백52개로 통합, 자동화했다.
89년에는 2만회선 규모의 중용량 TDX-1B가 나와 중소도시에 대량 보급되었다. 91년에는 TDX-1계열과는 차원이 다른 10만회선 규모의 대도시 지역용 TDX-10을 개발했다. TDX-10은 95년부터 2년간 꾸준한 성능향상을 통해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지능망 기능을 갖춘 TDX-10A로 발전했다.
이어 올해 동영상 전화나 데이터통신 등 멀티미디어 전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용량 전전자교환기시스템인 TDX-100이 상용화됐다. 한국통신이 서울 가좌전화국에서 TDX-100을 이용해 일반가입자 4백명과 ISDN가입자 3백80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한국통신을 비롯한 통신사업자는 TDX-100을 오는 2002년까지 전 전화국사에 설치할 계획이다. 바야흐로 국내에서도 TDX-100시대가 열린 셈이다. 앞으로 교환기는 광소자를 이용해 통화로를 구성하고 광신호 제어기술을 이용한 광교환기로 발전할 전망이다.
광교환기는 대용량 고속 정보전송과 첨단 지능망서비스는 물론 유선망·무선망을 가리지 않고 멀티미디어 동영상을 지원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교환기술 추세에 발맞춰 광교환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