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자체가 전자상가 업체들에게 판매가격 표시제를 실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관련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광진구청은 지난해 8월 개정된 산업자원부 고시에 의거해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판매할 때 그동안 표기해오던 공장도가격이나 수입가격 대신에 실제 판매가격을 표시하지 않으면 공정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하고 지역 전자전문상가인 테크노마트에 공문을 보내 판매가격 표시제를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18개 대형 유통상가가 밀집해 있는 용산구청도 이에 앞서 관내 4천여개의 유통점에 판매가격 표시제 시행을 알리는 홍보문을 보내 각종 전자제품을 판매할 때 실제 판매가격을 표시해 판매하도록 했다.
또 국제전자센터가 있는 서초구청과 세운상가가 있는 종로구청, 일이삼전자타운이 있는 구로구청도 최근 판매가격 표시제와 관련된 공문을 보내거나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격 표시제는 공장도가격과 수입가격 표시제를 없애고 소매가격 표시 대신 판매하는 실제 가격을 표시해 제품을 판매하도록 한 제도로서 한국표준산업 분류번호의 5단위 38개 업종이 대상이다. 매장면적이 10평 이상인 소매점포와 시장·백화점·쇼핑센터 내의 모든 소매점포가 해당된다.
판매가격 표시제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으나 그동안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일선 유통점에서는 대부분 기존 소비자가격이 표시된 제품이 유통돼왔다.
각 구청이 집단상가에 판매가격표시제 도입을 홍보하고 그 범위를 점진적으로 가전대리점이나 대형 유통점 등 개별매장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어서 앞으로 유통업계에 일대 파란이 예고된다.
광진구청의 한 유통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가격 표시제가 시행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 그동안 지도하는 데 그쳤다』며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집중 홍보한 뒤 규정에 따라 법적조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상가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비슷비슷한 제품을 놓고 경쟁적으로 판매하는 처지에 판매가격을 표시한다 하더라도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판매업자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판매가격 표시제를 지키지 않은 점포에 대해서는 1차 시정권고 조치를 내릴 수 있으며 2차는 대형점 3백만원, 소형점 1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 적발 횟수에 따라 대형점의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