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부문의 컴퓨터 2000년(Y2k)문제 해결 진척은 지난해 말 현재 종합금융과 은행이 가장 앞서 있으며 상호신용금고가 가장 뒤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내 기업 중 38%가 Y2k문제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거나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돼 대출금리 인상 등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내 금융기관의 2000년 문제해결 추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Y2k 해결 진척률은 종합금융사(13개사)가 99.4%로 가장 앞서 있고 은행(금융결제원 포함 26개)이 99.2%, 신기술금융사(4개) 99.1%, 보험(유관기관 포함 49개)과 할부금융사(24개)가 각각 97.6%, 증권(유관기관 포함 62개) 96.3%, 신용카드사(7개) 95.7%, 리스사(7개) 94.6%, 외국은행 국내지점(50개) 92.3%, 상호신용금고(2백7개) 87.1%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은행·증권·보험 등 대형 금융기관은 고유업무와 관련된 핵심시스템에 대해 수정(교체) 및 자체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당초 목표기한인 6월 말까지는 여타 부문의 문제해결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문은 대부분 문제발생시 영향이 미미한 내부경영관리시스템과 출입자관리시스템 등 비전산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 현금입출기(CD/ATM)·타행환·지방은행·ARS공동망·경찰망·무역망·일괄전송시스템 등에 대해 금융결제원과 연결테스트를 실시, 모든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민간기업의 Y2k 문제해결을 촉진하고 대출기업의 Y2k문제로 인한 신용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거래기업의 대응실태를 기업신용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 현재 25개 국내 은행 중 22개 은행이 거래기업의 Y2k문제 대응실태에 대한 평가를 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여신 10억원 이상 기업 1만59개 업체를 대상으로 Y2k 대응실태를 평가한 결과 38%인 3천8백20개 기업이 중위험군으로 평가돼 문제해결을 확약하는 추가약정서 제출과 신용평점 하락, 대출금리 인상 등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오는 6월 말까지 금융부문의 Y2k문제 대응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3월과 4월에 금융권별로 전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종합연계테스트를 추진하고,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거액결제시스템을 중심으로 오는 6월 13일에 실시하는 글로벌 페이먼트 시스템 테스트(Global Payment Systems Test)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또 컴퓨터 시스템 장애 등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상계획 수립과 고객과의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 대비책 마련에도 나서 Y2k문제로 인해 금융기관이 직면하게 될 각종 위험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부문의 Y2k 해결이 국가신용도와 직결되는 만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영문 홍보자료를 수시로 발간해 배포하거나 인터넷에 올리는 한편 IBRD·BIS·SEACEN·EMEAP 등 국제기구나 외국 중앙은행과의 정보교류 및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