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ISP)들이 그간 유료로 제공해온 인터넷 개인접속 서비스 제공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PC통신 사업자들이 다음달부터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콤·한국PC통신·나우콤 등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은 그동안 유료 또는 일정시간에 한해서만 무료로 제공하던 인터넷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무료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데이콤은 그동안 5시간까지만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 시간을 초과할 경우 분당 17원씩을 받았으나 다음달부터는 시간에 관계없이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나우콤 역시 분당 20원에 제공하던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한국PC통신도 3월부터 현행 9천원의 요금을 1만원으로 올리는 대신 리얼PPP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외에 삼성SDS·SK텔레콤·LG인터넷 등은 이미 서비스 시작부터 자사의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PC통신 서비스에는 본격적인 무료 인터넷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바로 인터넷 계정서비스. 그동안 인터넷 계정서비스는 무제한 인터넷 이용과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PC통신보다 비싼 요금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PC통신들이 무료 인터넷 접속으로 요금정책을 바꾸고 접속방식도 가상PPP에서 리얼PPP로 전환함에 따라 인터넷 계정 서비스의 장점이 사실상 없어지게 된 것.
이에 따라 ISP들은 각기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PC통신이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와 차별화할 만한 뾰족한 묘수가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업을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ISP의 경우 트래픽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개인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요금에 비해 서비스를 차별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단 사업자들은 계정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14만명의 계정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데이콤은 천리안의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하면서 천리안PPP 가입자에게 멀티메일계정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PPP 접속용 ID 외에 3개까지 무료로 메일계정을 제공하고 멀티메일계정에 대해서도 무료로 홈페이지를 제공한다. 또 다양한 게임서버와 직접 접속, 이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 용량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한국PC통신도 인터넷 파워서비스를 강화, 고급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20MB인 하드디스크 용량을 늘리고 제공하는 뉴스그룹의 수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이용자마다 기술지원 번호를 지급, 기술지원을 강화하고 개인도메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한 홈페이지 저작 툴인 「웹메이커 1.0」도 기능을 대폭 개선해 제공하기로 했다. 나우콤 역시 자체 계정서비스 이용자들에게 하드디스크 용량을 늘리는 등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네트는 업무를 위해 기업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술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보안을 강화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부가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ISP의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개인이용자는 자연스럽게 PC통신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내용에 따라서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이용하는 개인·소호족 등 수요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판단이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