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국들이 다채로운 콘텐츠 서비스로 홈페이지를 새 단장, 네티즌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인터넷방송 초기에는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의 VOD 서비스가 화제였다. 하지만 요즘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제3의 미디어로서 인터넷의 특성을 충분히 살린 독립적인 콘텐츠 서비스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SBS의 홈페이지(http://www.sbs.co.kr)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는 코너는 외화 「캘리포니아 드림」의 영어대본 서비스. 하루 평균 조회건수가 4천건을 웃도는가 하면 담당 PD에게 전자우편과 전화가 쏟아질 만큼 호응이 높다.
「캘리포니아 드림」은 SBS가 겨울방학 특집으로 오전 11시 10분부터 내보내는 「베벌리힐스 아이들」류의 할리우드 시트콤. 고교생 록 밴드 멤버들의 일상생활을 그린 이 드라마는 미국 청소년 문화의 단면을 엿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주면서 「빠-붐」이라는 극중 감탄사를 10대들의 유행어로 만들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 코너가 붐비는 이유는 드라마의 재미 때문이 아니다. 더빙 없이 한글자막으로 방송되는 TV프로그램을 비디오로 녹화한 후 영어학습을 위해 인터넷으로 대본을 다운로드하려는 시청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 인터넷 영화팀 김박 PD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폭발적 반응에 놀랐다』면서 『자녀들을 위해 인터넷 접속 방법을 묻는 열성파 부모들도 많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선진 SBS 인터넷팀장은 『시청자층이 다양한 지상파 방송과 달리 인터넷은 아직 우리 사회 구성원의 10% 미만인 네티즌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계층에 특화된 서비스들이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풀이한다.
「GO서비스」도 이같은 차별화전략으로 SBS 홈페이지 방문객들에게 호평받는 서비스. GO서비스란 PC통신의 단축이동메뉴처럼 주제어와 연관된 키워드만 알면 곧바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뉴스」라고 입력하면 SBS 8시 뉴스 홈페이지를 호출하게 되는 식이다. 앞으로 SBS는 GO서비스의 범위를 확장해 한글 도메인 디렉터리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MBC(http://www.mbc.co.kr)가 웹진 「넷톱」을 통해 내보내는 웹캐스팅 서비스도 네티즌들의 감각에 맞는 기획으로 눈길을 끈다.
웹캐스팅이란 지상파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동영상, 오디오, 애니메이션, 텍스트 등을 자체 제작해 인터넷을 통해 내보내는 것. 뉴미디어부 직원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가 촬영, 녹음을 하기 때문에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다.
MBC 웹캐스팅은 월요일의 스타와 함께 하는 토크쇼 「스포트라이트」를 시작으로 토요일의 「캠퍼스 세상」까지 요일별로 바뀌는 편성표에 따라 매일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언제 접속해도 신선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인기스타와 동영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양방향 프로그램 「스타스튜디오(목)」와 웹자키가 돼 라디오DJ처럼 진행을 해보는 「클리핑뮤직(금)」처럼 네티즌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페이지뷰가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 뉴미디어부 최홍미 차장은 『99년도 MBC 인터넷 방송의 캐치프레이즈가 웹캐스팅』이라고 전제하면서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공중파방송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양방향 서비스가 앞으로도 네티즌들에게 공감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