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설연휴 볼거리> 볼만한 비디오

 나흘간의 설연휴, 눈여겨 봐뒀던 영화들을 한꺼번에 마스터할 절호의 기회다.

 먼저 SF액션영화를 고른다면 최근작 「엑스 파일」과 지난해 비디오업계의 최대 화제작 「아마겟돈」 「딥 임팩트」 그리고 우리영화 비디오 「퇴마록」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작품은 극장가에서 폭발적인 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드라마로는 「시티 오브 엔젤」 「위대한 유산」, 우리영화 비디오 「정사」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녀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만화영화 비디오는 「뮬란」 「아나스타샤」 「곰돌이 푸」 등이 최근작이다.

 「엑스 파일」은 TV시리즈로 방영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스펙터클 SF액션. 데이비드 듀코브니·질리언 앤더슨 주연이다. FBI의 특수요원인 멀더와 스컬리는 댈러스의 한 빌딩에서 폭발사고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조사에 나선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폭발물을 발견하지만 기폭장치를 정지시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입주자들을 대피시키지만 폭탄은 터지고 멀더의 상사는 죽는다.

 소행성의 지구출몰이라는 그럴듯한 소재로 만들어져 영화가에서 큰 인기를 모은 「딥 임팩트」는 스필버그가 제작한 작품. 일라이저 우드·테아 레오니 등 무명배우들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완성도는 높다는 평을 들었다. 5천억톤에 달하는 혜성이 지구를 향해 질주해오자 미국 정부는 이 소행성을 우주에서 폭파하기로 결정하고 핵폭탄을 발사하지만 실패한다. 지구인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죽음을 준비하는데…. 과학적 검증을 통해 보여지는 컴퓨터그래픽 영상이 실제 같다는 느낌이다. 미미 레더 감독 작품.

 「아마겟돈」은 지난해 비디오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반향을 일으킨 작품. 브루스 윌리스의 시니컬한 연기가 돋보이고 대원으로 열연한 벤 에플렉은 이 영화 한편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시속 2만2천㎞의 강속으로 지구를 향해 질주하는 소행성을 저지하기 위해 유성 전문가인 해리 스템버(브루스 윌리스 분)가 차출된다. 소행성에 도착한 해리는 강철과 같은 소행성의 지반을 뚫기 위해 악전고투하는데…. 라스트 신에서의 브루스 윌리스의 표정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제작비로 1억4천만달러가 투입됐다.

 이에 맞서는 우리영화 비디오 「퇴마록」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안성기의 노련한 연기와 신현준·추상미 등 신예들의 받침 연기가 조화를 이룬다. 악에 맞서기 위해 퇴마사의 길에 나선 현암(안성기 분)은 20여년 전의 악령을 깨우기 위한 사교집단의 제단을 발견하고 악령을 부활시키려는 사교집단에 잠입한다. 그러나 현암은 오히려 연쇄살인범으로 몰려 쫓기는데….

 영상미를 한껏 보여주는 「위대한 유산」은 기네스 팰트로의 뛰어난 연기가 압권인 작품. 기승전결이 분명한 사랑얘기지만 반전도 있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대목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빠른 화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에 비해 멕 라이언·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시티 오브 엔젤」은 천사와 인간의 운명적 사랑얘기를 다룬 작품이다. 불가능한 현실을 영상미와 함께 현실로 빚어낸 브래드 실버링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세스」로 분한 니컬러스 케이지의 차분한 연기가 눈길을 끌지만 멕 라이언의 옛모습을 기대하고 보지는 말아야 한다.

 이미숙이 나신으로 출연하는 등 열연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정사」는 제목과는 달리 깔끔한 영상이 특징. 이런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평범한 내용으로 일관하지만 화면은 시종 무채색으로 가득차 있다. 마흔살을 앞둔 서현은 여동생의 약혼자인 우인이 먼저 귀국하자 우인과 함께 동생의 결혼준비를 돕는다. 원숙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우인과 남편과는 다른 친절함을 느낀 서현은 이내 사랑에 빠진다.

 스물아홉 여성들의 노골적인 성의 대화가 화면을 가득 메우는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새로운 소재가 아님에도 인기를 모은 작품. 강수연·진희경·김여진이 주연으로 나서고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금은 낯설지만 메시지가 있는 영화다.

 뭐니뭐니 해도 자녀들과 함께 즐기며 볼 수 있는 장르는 만화영화 비디오다. 최근에 나온 「뮬란」은 그 중 하나다. 중국의 전설처럼 내려오는 소녀의 영웅담을 동양화풍으로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월트디즈니의 36번째 클래식 작품이다.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훈족과의 전쟁에 참가한 파씨 가문의 외동딸 뮬란은 여자라는 신분이 들통나 결국 쫒겨난다. 그러나 뮬란은 황궁을 치려는 훈족의 계획을 알아내는데….

 러시아의 마지막 공주 아나스타샤의 일대기를 담은 「아나스타샤」도 「뮬란」에 뒤지지 않는 작품. 20세기폭스사가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더빙을 잘 들어보면 멕 라이언·존 쿠삭·크리스토퍼 로이드 등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 재미와 교훈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이밖에 「러시아워」 「더 게임」 「블레이드」 「리쎌웨폰 4」등은 화려한 액션이 볼만하고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등은 섬뜩한 공포를 안겨주는 스릴러물이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