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새 밀레니엄 R&D 조직문화

한수덕 LG전자 디스플레이디바이스연구소장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제위기와 새로운 천년이라는 변화 앞에서 모든 단위구성 조직은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밀레니엄에서는 기업의 경쟁력이 기술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개발(R&D)조직의 발전적인 변화는 갈수록 기업생존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R&D조직의 발전적인 변화란 어떤 것일까. 바로 강한 R&D조직문화를 정착하는 것이다.

 강한 R&D조직이란 타 기업을 뒤따라가기보다는 한 발 앞선 기술로 시장을 선도할 제품을 선행개발할 수 있는 조직을 말한다. 또 이를 위해 각 분야의 효율성 및 경쟁력을 겸비한 시스템과 프로세서를 구축한 조직을 말한다.

 물론 R&D인력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강한 R&D조직의 근간이며 조직의 힘을 무한대로 키울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여기서 한가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다. R&D에 종사하는 인력은 자신의 일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강한 만큼 공감대가 형성된 조직의 핵심가치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강한 R&D조직의 구현은 명확한 비전의 설정과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핵심가치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며 비전과 핵심가치가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신념으로 자리잡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사람의 자부심과 가치는 일을 통하여 얼마나 남들에게 인정받는가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물적 보상뿐만 아니라 신뢰와 인정이란 방법을 통해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조직문화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조직이 제시한 핵심가치로 그들의 열정을 유인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강한 R&D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일단 조직의 비전과 핵심가치가 제시한 방향으로 유인된 구성원들의 열정은 시장을 선도할 제품개발과정에 깊이 참여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음으로써 조직의 목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렇게 주인의식을 갖게 된 구성원들은 자율적이고 자발적으로 조직의 목표와 부합된 R&D 활동에 참여하게 되며 조정과 통제의 절차를 벗어나더라도 유기적이며 강한 R&D조직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 조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강한 R&D조직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기본이 될 수 있다.

 조직구성원들에게 조직의 지적자산과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 및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구현과 함께 조직내의 보편적인 지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시스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조직원들은 봉착한 R&D과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여 한층 더 강한 R&D조직으로 변모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