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가 생산 판매하고 있는 i맥 컴퓨터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던 매킨토시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i맥은 제품 출시 후 4개월 만에 세계 시장에서 80만대가 팔리면서 매킨토시용 컴퓨터의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동시에 세계 주요 소프트웨어(SW) 개발 업체들이 매킨토시용 제품개발에 착수하고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애플컴퓨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5가지 색상을 지닌 신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노트북 i맥 컴퓨터 개발에 착수하는 등 i맥 돌풍을 태풍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 IMF 한파에 따른 소비위축과 환율인상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세계시장과 달리 소비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끌지는 않고 있으나 최근 애플컴퓨터의 가격인하 정책과 프린터 무상공급 등 다양한 판촉전을 전개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해외에서 i맥은 세계 컴퓨터 역사에 기록할 만한 공전의 히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플컴퓨터는 지난해 8월 15일 일명 누드PC인 i맥 컴퓨터를 출시한 이후 6주 만에 27만8천대를 판매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의 경우 제품 출시후 마케팅과 영업기반 확보에 통상 3개월의 기간이 필요하고 이후부터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관례를 깨고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난 것이다.
i맥의 수요폭발은 이후에도 조금도 누그러들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12월 말까지 1백39일 동안 총 80만대가 팔려나갔다. 애플컴퓨터는 지난해 i맥의 돌풍에 힘입어 2년 전만 해도 상처투성이였던 회사를 재기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97년 1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애플컴퓨터는 9월 마감된 올 회계연도에서 매출액 7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비 59억달러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지만 3억9백만달러의 순익을 달성했다.
애플컴퓨터는 이를 계기로 지난해 「i맥 선풍」을 올해에 「i맥 태풍」으로 이끌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우선 i맥의 차기 버전과 관련해 기존의 반투명 하늘색 뿐만 아니라 빨강, 오렌지, 보라, 회색 등 색상을 5종으로 확대한 i맥을 발표했다. 이 신모델은 2백66㎒ 파워PC 프로세서, 32MB 메모리, 6GB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15인치 모니터를 채택해 성능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1백달러 낮은 1천1백99달러 선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구 모델 가격을 1천49달러로 대폭 인하할 방침이다. 애플컴퓨터는 또 반투명의 디자인으로 설계한 i맥 전용 15·17·21인치 모니터를 발표했으며 올 상반기 「웹메이트」라는 노트북 i맥을 개발해 선보이기로 했다.
애플컴퓨터의 이같은 사업전략과 아울러 i맥 발표 이후 세계 주요 SW 개발업체들이 매킨토시용 SW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도 올해 i맥 돌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컴퓨터의 i맥은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컴퓨터의 한국현지법인인 애플코리아는 최근 국내에서 i맥의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크게 내린 제품을 선보이고 프린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전략을 수립해 시행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i맥의 돌풍이 이어질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컴퓨터는 지난해 11월 12일 국내에 애플코리아를 설립, 국내 3개 컴퓨터 유통업체와 총판계약을 맺고 i맥의 국내 전국 동시판매에 돌입했으나 현재까지 총 판매대수가 3백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출시돼 4개월 동안 23만대를 판매한 일본에서의 영업실적과 비교해 판매물량이 극히 미미하고 두달 동안 2천대를 판매한 싱가포르와 비교해도 판매물량이 절대적으로 적다.
애플코리아는 최근 국내시장에서 i맥 수요가 미미한 요인으로 우선 국내의 낮은 매킨토시 인구비율,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가 없고 프린터와 호환이 되지 않는 제품 특성, 그리고 국내 주력 PC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 등에 있다고 판단하고 다각적인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이를 위해 최근 기존 제품(i맥A형)보다 성능을 크게 개선하면서 가격은 오히려 인하한 신제품(i맥 B형)을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애플코리아가 선보인 i맥B형은 기존 i맥A형의 사양에 미국 ATI사의 그래픽가속 터보칩을 탑재하고 비디오메모리를 4MB 확장한 6MB로 업그레이드했으면서도 i맥A형에 비해 50만8천원이 인하된 1백73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애플코리아는 이와 함께 i맥 구매자를 대상으로 i맥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프린터를 무료로 제공하며 17인치 i맥 전용 모니터를 발표하고 시판에 나섰다. 애플코리아의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 구사에 힘입어 올해 국내에서도 i맥 돌풍이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