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간의 빅딜로 인해 자동차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자동차용 스피커시장도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스피커업체들의 주요 시장인 자동차업계가 인수 및 합병으로 현대와 대우의 2사 체제로 판도가 바뀌면서 일부 스피커업체의 경우 물량감소가 예상되는 등 그동안 공고히 유지된 자동차용 스피커시장에 한차례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기아자동차에 스피커를 독점 공급하던 LG정밀(구 LG포스타)은 기아자동차가 현대에 인수됨으로써 신차종이 출시되는 2000년 이후부터는 다소의 물량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독점공급을 인정하지 않고 2개 이상의 납품업체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어 기아자동차의 독점공급업체인 LG정밀의 경우 신차종이 출시되는 2000년 이후에는 기아자동차에 공급하는 전체물량 중 일부는 타 업체에 양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감소가 예상되는 LG정밀과는 달리 현대자동차 물량을 LG정밀과 나눠 가졌던 한국음향은 자동차시장의 판도변화로 판매물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기아자동차와 전혀 거래가 없었던 한국음향은 기아자동차가 현대에 편입됨에 따라 LG정밀이 독점공급하던 기아자동차 물량 가운데 일부가 자사로 넘어와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가 삼성자동차를 흡수함에 따라 지금까지 대우자동차에 스피커를 독점 공급해왔던 북두도 한국음향처럼 물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두는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대우그룹에 인수된 데 이어 삼성자동차마저 대우그룹에 흡수됨에 따라 물량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북두측에서는 삼성자동차 물량이 워낙 소량인데다 대우가 2년 후부터는 삼성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폭적인 물량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이 자동차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자동차용 스피커의 판매확대를 기대했던 삼성전기는 예상과는 달리 삼성자동차가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대우로 넘어감에 따라 삼성자동차용으로 개발했던 스피커들이 용도폐기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스피커업계 한 관계자는 『빅딜로 인해 자동차용 스피커시장은 LG정밀·북두·한국음향의 3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세 업체 가운데 누가 낫다고 말할 수 없는 세력균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