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업체들의 램버스 D램 생산능력 부족과 성능 미비로 오는 6월로 예정됐던 8백㎒ 램버스 D램의 PC 채택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최근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업체가 향후 반도체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카미노」 칩세트를 출시하면서 곧바로 8백㎒ 램버스 D램을 채택하려 했던 인텔사는 최근까지도 D램업체들이 이 규격을 만족하는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하자 계획을 수정, 이보다 규격을 낮춘 6백㎒ 램버스 D램만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래 8백㎒ 램버스 D램을 지원하는 칩세트는 하반기에나 출시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고민은 6백㎒ 램버스 D램이 채택될 경우 최근 대다수 메모리업체들이 출시하고 있는 PC133과 성능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초기시장 확산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할 것이라는 데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램버스 D램의 데이터 폭은 16비트인 데 비해 PC133의 경우 데이터 폭이 64비트에 달해 데이터 폭과 클록스피드를 포함한 전체 메모리 처리속도는 6백㎒ 램버스 D램이 고작 20% 정도만 빨라지는 셈』이라며 『또 메모리가 전체 시스템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10% 정도여서 전체 PC 성능으로 보면 6백㎒ 램버스 D램은 PC133에 비해 1% 정도의 미미한 성능향상 효과를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6백㎒ 램버스 D램의 가격이 현재 싱크로너스 D램에 비해 최소 5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성능개선은 1% 정도에 그친다면 현재 싱크로너스 D램과 가격이 비슷한 PC133이 램버스 D램시장을 크게 잠식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텔도 자사 CPU에 8백㎒ 램버스 D램을 탑재하지 못할 경우 호환칩업체와 성능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일정대로 8백㎒ 램버스 D램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출시할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6월 출시할 칩세트가 어느 사양을 지원하느냐에 따라 메모리시장 판도가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향후 반도체 사업전략도 재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