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21 직원들, 백혈병 사우 살리기 "한마음"

 백혈병을 앓고 있는 직원을 돕기 위해 전자랜드21 직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전자랜드21 부산 본점 지점장인 최해성씨는 지난 1월 중순 빈혈 증세로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정밀검진 결과 「재생불능성 빈혈」 판정을 받았다. 이는 백혈병의 전 단계로 몸 안에서 스스로 피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이 저하돼 죽어가는 피를 수혈로 보충하거나 골수이식을 받아야 하는 중병이다. 지속적인 수혈이 불가능할 경우 최씨가 살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병원에서는 최씨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골수이식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지만 결과가 설 연휴 이후에나 나오는 데다 골수이식이 가능하더라도 병원의 일정이 밀려 있어 수술은 3월 중순에나 가능하다. 따라서 이 기간에 필요한 상당량의 혈액과 막대한 수술비용도 문제지만 최씨 가족의 골수가 적합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골수기증자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최씨의 이같은 소식은 용산점 민덕기 지점장에 의해 사내에 알려졌다. 민 지점장은 사내 전자우편으로 최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십시일반을 호소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수혈을 받아야 하고 1억원 이상의 수술비가 필요하다는 소식이 사내에 전해지자 전자랜드21 직원들은 각자 가지고 있던 헌혈증과 기본급 5%를 최씨를 위해 선뜻 내놓았다. 1차 모금행사에서 우선 2천2백여만원을 모을 수 있었고 직원 가운데 25명이 혈소판 기증에 참가할 의사를 밝혀왔다.

 지금까지 모금된 돈과 헌혈증은 수술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전자랜드21 직원들은 3월로 예정된 최씨의 수술일정에 맞춰 현재 헌혈증 모으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능한한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겠다는 자세들이다.

 IMF 사태 이후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명퇴와 퇴출 등으로 직장 문화는 갈수록 경직돼가고 있다. 따라서 전자랜드21 직원들의 사우돕기 소식은 각박해지는 직장 사회에 더불어 사는 삶의 따스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문의 (02)707-4830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