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MD가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 전문 자회사로 설립한 「밴티스」의 매각 소문이 외국 언론에 의해 잇따라 보도되면서 그 진위 여부에 대한 국내 PLD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밴티스의 매각설이 처음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해말 모회사인 AMD가 채권은행 및 주주들에게 밴티스 주식 유통에 유연성을 갖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부터다.
하지만 AMD는 이러한 요구의 배경을 밴티스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 등의 권리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99년 상반기 중 회사를 주식 시장에 공개하기 위해서라고 공식 해명함으로써 매각 소문은 순간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밴티스의 매각설이 또다시 외국 언론에 의해 제기되면서 이 소문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번져갔다.
이번 매각설은 AMD가 당초 골드먼삭스 등 외국 유명 증권회사들이 주최하는 투자회의에 참석키로 했다가 이를 돌연 취소한 것과 동시에 밴티스의 리치 포트 최고경영자도 갑자기 사퇴함으로써 불거져 나왔다.
이처럼 밴티스의 매각 소문에 PLD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지난 97년 AMD로부터 분리 독립한 밴티스가 알테라와 자일링스에 이어 전세계 PLD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로 이 회사의 향후 진로는 곧바로 전체 PLD 시장 구도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 회사들이 이처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당사자인 밴티스는 최근의 매각 소문에 대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AMD 측은 당초 계획대로 밴티스의 주식 공개를 계속 추진중이며 최근의 매각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최근 발생한 리치 포트 최고경영자의 갑작스런 사퇴는 회사 사업 전략과 전혀 무관한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며 더욱이 PLD 시장에 처음 진출한 지난 70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바 없는 PLD 사업을 AMD가 굳이 매각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밴티스코리아 황영환 지사장도 『물론 밴티스의 향후 진로는 모회사인 AMD 경영진의 최종 결정에 달려 있지만 지난해부터 자체 설계 툴의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 관련 인원을 2배 이상 늘리고 FPGA시장에도 신규 진출하는 등 최근 밴티스에 대한 AMD의 적극적인 투자 노력을 감안해 볼 때 매각 소문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최근 밴티스에 대한 각종 소문은 AMD가 주식 공개 및 외부 자본 유입 등의 방식으로 밴티스를 완전 독립시키는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중 각종 사건의 발생 시기가 우연히 일치하면서 생긴 해프닝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