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취미> 사진촬영-정보문화사 이상만 사장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셔터만 누르면 이상하게 추위를 느낄 수 없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지요. 무아지경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셔터를 누르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정보문화사 이상만 사장(45)의 취미는 사진찍기다. 너무 힘들 때 어딘가로 훌쩍 여행을 떠나곤 했던 이 사장이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고 보면 무료함을 느끼게 되어 사진을 찍게 된 지도 이제 6년째 접어든다. 그는 주말이면 카메라를 챙겨 들고 산이든 강이든 사진 찍을 곳을 찾아 헤맨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가보지 않은 산이며 강·바다가 거의 없을 정도가 됐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찍어오면 사람들은 「이 사람은 팔자 좋게,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다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상만 사장은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는 것이 그렇게 편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산에서 일출을 찍을 때는 카메라 위치와 구도를 잡는 등 준비를 위해 일출 한 시간 전에는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소한 새벽 2시에는 출발을 해야 하는 무박 2일의 고된 사진여행이 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게다가 산을 탄다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인가.

 그렇게 열심히 자연만 찍고 다닌 지도 꽤 되었다.

 『이제 소위 일출 사진은 졸업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사진에 사람이 있어야 사진이 싫증나지 않고 살아있는 것 같이 느껴져 사람 사는 모습을 담은, 그래서 스토리가 있는 사진을 찍으려고 애씁니다.』

 그는 가는 장소마다 늘 찍고자 하는 소재가 있는데, 바다에 가면 빈 배를, 산간 오지에 가면 시골사람들의 정겨운 일상을 주로 찍는다고 한다. 같은 소재를 반복해서 찍다 보면 사진의 의미가 담겨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사진을 빨리 익힌 편인데, 책의 표지 디자인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 구도와 색깔 등에 대해 많은 감각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사진을 처음 배우러 다닐 때도 구도잡는 법이 독특하고 감각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이 사장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사진을 보면서 빛과 함께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사진전을 열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다. 만일 가을날의 초가집을 찍은 사진을 보면 조명과 함께 생생한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