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IE5.0 정식버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인 「한글 인터넷 익스플로러(IE)5.0」이 모습을 공개하고 오는 3월중순 일반에 배포된다.

 지난해 11월 한글IE5.0 베타2버전이 공개된 이래 약 4개월만에 출시되는 이번 정식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를 높이면서 검색편의성을 높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선 크기면에서 그동안 베타테스터들로부터의 용량과 시스템 자원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비판을 감안한 듯 「자바버추얼머신(JVM)」을 삭제해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의 크기를 크게 줄였다. 또 그동안 자주 발생했던 사소한 버그들이 상당히 수정되고 속도면에서도 상당히 빨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 보면 사용자의 검색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기능이 많이 추가됐다.

 주소입력창(URL)에서 단어 하나만 입력하면 이전에 찾아갔던 웹사이트의 주소를 검색해 관련된 사이트를 모두 보여주는 자동완성기능(Autocomplete), 웹주소를 잘못 입력해도 자동으로 고쳐주는 자동고침기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다국어를 자동으로 지원하는 기능도 눈에 띄는 부분. 처음 설치할 때 일본어·중국어 등 다국어 지원팩을 함께 설치하고 자동인식기능을 추가하면 여러 언어로 된 사이트를 볼 수 있다. 여기에 해당 언어로 된 사이트에 접속할 때 과거처럼 언어설정을 바꿔줄 필요없이 그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해 출력해 주도록 했다.

 기존 베타버전과 비교해서는 「인터넷 라디오」기능과 「관계링크」 보기기능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인터넷 라디오기능은 IE 브라우저 상단에 툴바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이 기능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인터넷방송국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존 별도의 제품으로 나오던 실시간 스트리밍 소프트웨어인 「넷쇼(Netshow)」를 IE에 내장한 것이다.

 이 기능은 IE에서 전세계 인터넷방송국의 리스트 중 자주 찾아가는 곳을 즐겨찾기 형태로 정리해 쉽게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경쟁제품인 리얼네트워크사의 실시간 스트리밍 소프트웨어인 「리얼플레이어 G2」에 대한 MS의 전략적인 도전으로 보인다. 한때 리얼네트워크사에 투자했다가 발을 뺀 MS가 브라우저시장 점유율과 무료서버라는 무기로 이 분야의 소프트웨어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MS측은 국내 주요 라디오방송들이 모두 리얼플레이어를 쓰고 있지만 무료인 넷쇼서버로 전환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IE5.0이 발표될 시점에는 국내 방송의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계링크 보기기능은 넷스케이프사가 커뮤니케이터4.5에 채택해 호평을 받은 「What’s Related」에 대응한 기능이다. 이 기능은 브라우저의 URL에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고 「도구 → 관련링크 보기」를 선택하면 그 키워드와 관련된 사이트를 자동으로 검색해서 출력해 주는 기능이다. 넷스케이프의 기능이 이 기능을 이용하겠다는 사이트만 출력했던 데 비해, IE는 보편적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사이트 리스트를 출력해주는 것이 차이점이다.

 하지만 이런 기능보다 이번 정식버전에는 더욱 핵심적인 MS의 전략적 포석이 들어있다. 바로 IE의 출시와 때를 맞춰 전세계적으로 공개될 포털사이트인 MSN을 활용하기 위한 기능이 추가된 점이다.

 우선 브라우저를 설치하면 초기화면에서 MSN사이트로 접속해 초기페이지로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처음 구동시켜서 새로운 계정을 등록하는 기능을 사용하려면 MSN에서 제공하는 웹메일서비스인 「핫메일」 계정을 새로 만들어서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핫메일은 원래 웹브라우저로만 메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지만 MS는 이를 거꾸로 메일클라이언트에서도 POP3 방식으로 읽어올 수 있도록 해 계정 이용자의 확산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공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핫메일 계정을 가진 사용자들끼리는 윈도사용자의 추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직접 채팅(Instant Messaging) 소프트웨어도 제공될 예정이어서 3월부터 MS제품 사용자들은 총체적인 MSN 공세를 받게 될 전망이다.

 결국 IE5.0 정식버전의 발표는 MS의 포털서비스인 MSN서비스의 출범에 화려한 조연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