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교통정보의 수집·가공·전달은 우리에게 맡겨라.」
지난 90년까지 항공사 자동예약시스템(ARS) 개발에 주력하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업체로 변신한 장우정보통신(대표 조장환)은 대표적인 교통분야 전문업체다. 설이나 추석 때 TV방송을 통해 전국 고속도로·국도의 교통상황을 안내받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회사 기술자들이 구축한 첨단교통운영시스템(FTMS) 덕택이다.
교통정보화는 대기업들도 최근 2, 3년새 눈을 돌리기 시작했을 정도로 생소한 분야다.
이처럼 생소한 시장에 장우정보통신이 눈을 돌린 것은 지난 93년 프랑스의 대표적 ITS관련기업체인 ECM사 장비를 건설교통부의 종합교통상황시스템 구축용으로 납품하면서부터다. 이 때부터 교통분야 정보를 통합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눈을 뜬 이 회사는 외산장비와 프로그램에 의존하던 건교부 교통운영관리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업그레이드할 정도로 기술을 축적했다. 또 도로에 설치되는 센서 등 각종 정보수집 안내장치와 중앙관제시스템간 연계 및 운용을 지원하는 등 제반 기술력을 높여가게 된다.
장우의 이같은 기술력은 ECM사로부터 인정받아 프랑스 고속도로공사(SAPRR)에 교통운영시스템을 공급하기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은 프랑스의 「트랜스 루트」라는 교통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핵심설계기술로 프랑스인들에게도 고속도로 상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CM사는 이같은 성과에 고무돼 장우와 중국의 교통정보화시장에 공동 참여해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완벽한 전문 ITS회사로 변신에 성공한 장우는 IMF관리체제로 교통정보화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난해에도 전년비 15%나 증가한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이처럼 틈새시장에 대한 안목으로 출발해 교통분야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독자적인 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후발 대기업들을 제치고 ITS분야의 기술산실로 명성을 더하고 있다.
『좁은 국토에서 FTMS만으로 교통정보화 관련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우를 교통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조장환 사장의 지론이다.
최근 서울대와 공동 개발에 성공한 초음파 교통량감지 및 제어시스템은 이 회사가 차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기 위한 비밀무기다. 이 제품은 최근 일본의 대표적 산업기기업체인 오므론사로부터 성능을 인정받아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 94년 ITS파리세계대회의 교통분야기술에 대한 급격한 변화를 확인하면서 사업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장우는 끊임없는 기술변화를 읽어가면서 대처하는 것만이 살 길임을 인식하고 있다.
조 사장은 『남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로 중소기업 경쟁력의 기본이 틈새시장에 있음을 새삼 강조한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