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유통이 대우전자 제품만 판매했던 「가전마트」를 혼매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유통(대표 김세겸)은 최근 조직개편과 함께 그동안 별도 사업부로 운영해오던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를 영업부문으로 통합하면서 지금까지 대우전자 제품만 취급해오던 「가전마트」를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혼매점 형태로 바꾸기로 하고 수도권 지역 가전마트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타사제품 판매에 나섰다.
한국신용유통은 국내 실정상 가전마트가 직접 LG·삼성전자의 제품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현재 LG전자·삼성전자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는 하이마트를 통해 제품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는 인근 5∼6개 가전마트의 취급물량을 취합해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 일괄 구매한 후 가전마트에 나눠주는 정책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한국신용유통은 가전마트의 혼매화 추진에 맞춰 연내 3백90개 가전마트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해 판매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쟁력이 없는 점포는 과감히 문을 닫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60평 이상에 나름대로 영업능력을 갖춘 점포는 각사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경쟁력 있는 소형 가전마트의 경우는 5대 제품을 제외한 소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혼매체제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60평 이상 대형 가전마트 가운데 판매규모가 큰 점포의 경우 하이마트로 전환해나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신유통은 현재 그동안 하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전제로 제품을 공급해오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가전마트에 이들 제품 공급을 아직까지 허용하지 않고 있어 최근 시범적으로 혼매를 시작한 가전마트에 LG·삼성이 주력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TV·VCR·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5대 품목 판매는 자제하도록 하는 대신 다른 소형 가전제품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가전마트 혼매점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IMF 이후 내수가 줄어들고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로 대우전자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많으며 이로 인해 점포유지가 어려워지는 데 따라 제품 구색을 맞춰 일선 유통점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한신유통 가전마트의 혼매화가 자사 대리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제품 공급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자사 대리점권을 갖고 있는 하이마트의 공급물량 확대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고 있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