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광스토리지> "光스토리지를 주시하라"

광스토리지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광스토리지는 컴퓨터의 활용분야가 넓어지면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보완하는 제2의 저장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광스토리지는 용량대비 단가와 데이터 안정성면에서 PC의 주력 저장매체로 사용되고 있는 HDD보다 우월한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해에는 일부 CD롬드라이브와 마그네틱 옵티컬(MO) 드라이브를 제외하고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등으로 광스토리지의 성장세가 미약했지만 올해부터는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광스토리지 분야는 재생전용인 롬(ROM:Read Only Memory) 타입과 한번의 기록이 가능한 웜(WORM:Write Once Read Many) 타입, 반복기록이 가능한 RW(Rewritable) 타입으로 크게 분류된다. 롬 타입으로는 CD롬과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롬 드라이브가 대표적이며, 웜 타입으로는 CD리코더블(CDR)과 DVDR 드라이브, RW 타입의 제품에는 CDRW와 DVD램 드라이브가 현재 개발 공급되고 있다.

 이 가운데 PC에서 가장 기본적인 광기록 매체로 사용되고 있는 CD롬드라이브는 전세계적으로 지난해 약 8천9백만대 생산돼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올해부터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CD롬드라이브사업에 참여한 업체가 크게 늘면서 사업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데다 DVD롬드라이브나 CDRW드라이브 등 신규 대체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CD롬드라이브는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과 호환성의 강점으로 PC의 주요 광기록 매체로 명맥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DRW드라이브는 보급초기에는 CD롬과의 연계성 및 개인이 레코딩할 수 있다는 점과 개인 용도의 백업이 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큰 폭의 성장을 기대했으나 CD롬드라이브나 CDR를 대체하기에는 아직까지도 가격의 한계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CDRW드라이브는 당초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PC의 기본장착」될 정도로 인식이 확산됐으나 저가 PC시장이 커진데다 경기침체 한파로 보급률이 그다지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CDRW드라이브는 2세대 제품인 4배속 제품군이 속속 출시되면서 PC서버와 같은 비즈니스시장에선 기본으로 채택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배속 제품을 내놓는 오는 3∼4월경 소매시장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형성하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3.5인치 FDD와 CD롬드라이브 대신 CDRW드라이브만을 장착한 PC도 발표될 전망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CDRW드라이브는 업체마다 CDR 기록속도·CD롬 읽기속도·CDRW 미디어 쓰기속도 등을 다르게 개발한다는 점에서 획일적인 속도경쟁을 보였던 CD롬드라이브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같은 시기에 발표되는 제품군도 업체별 기술력의 차이로 다소간 속도와 성능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DVD롬드라이브는 지난해부터 세계 PC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큰 폭의 성장세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컴팩컴퓨터와 델컴퓨터 등 세계적인 PC 공급업체들은 DVD롬드라이브를 기본장착한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군소 PC 공급업체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즉 올해 세계적으로 약 1천9백만대가 생산돼 본격적인 DVD롬드라이브 시대를 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서는 대중화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타이틀이 부족한데다 CD롬드라이브보다 가격이 비싸 아직까지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하튼 올해말부터는 PC용 광기록 매체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CD롬드라이브·CDRW드라이브·DVD롬드라이브간 PC 기본장착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DVD롬드라이브와 CDRW드라이브간 가격하락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CD롬드라이브를 대체할 광저장 매체로는 DVD롬드라이브가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PC 공급업체들에 대량 납품하는 DVD롬드라이브 가격이 대당 1백달러 선까지 떨어지고 있으며 마케팅면에서 CD롬드라이브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기록가능 매체인 CDRW드라이브업계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CDRW드라이브는 3.5인치 FDD와 CD롬드라이브 가격을 합친 가격보다 다소 비싸지만 개인 용도로 다량의 데이터를 1천회 재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배속 이상의 CD 읽기속도를 갖춰 일반 CD롬드라이브로도 손색없는 성능을 갖춰 효용성이 높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이처럼 광저장 매체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제품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결국 성능은 서로의 장단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얼마나 맞출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광저장 매체의 가격대는 일반적으로 기록가능 매체가 대당 30만∼35만원대, 재생가능 매체가 10만∼15만 선이다.

 이같은 조건을 놓고 볼 때 DVD롬드라이브가 결국에는 CD롬드라이브의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CDRW드라이브는 DVD 개발업체간 규격통합이 지연되면서 파생된 가교상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지만 일본의 소니·리코·야마하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그리고 국내 LG전자 등 전세계 전자업체들이 RW매체에 대한 비중을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에 CDRW드라이브가 CD롬드라이브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MO드라이브는 광저장 매체로서 가장 우수한 기술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지만 가격적인 면에서 대중성이 결여돼 있다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MO드라이브는 의료나 컴퓨터그래픽·캐드 등 취급하는 데이터 양이 크고 백업이 중요한 특수 전문분야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또 공급업체수가 적고 미디어 가격하락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도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DVD램드라이브는 2.6GB에 달하는 대용량 저장과 미디어 호환성면에서 우월하지만 가격이 높아 저변확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용량대비 단가가 1MB당 12원 정도로 CDRW보다 낮고 CD계열 기록매체에 비해 4배에 이르는 대용량이라는 점과 저장된 정보를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