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멀티미디어사회" 대비책

남기재 대흥데이타시스템 사장

 「마셜 맥루한」은 고전적 미디어론 「인간의 확장(Extention of Man)」에서 『메시지는 대중을 마사지한다』고 했다. 역사적 실증으로 히틀러의 라디오 대중연설이 제국주의 독일을 하나로 꽁꽁 묶어 놓았다든지, 오스트리아 침공을 앞둔 독일이 전장에서 실제 촬영한 전쟁기록을 의도적으로 편집한 영화를 살포해 대항의식을 사전에 봉쇄하고 「무혈입성」한 사례들이 그렇다. 가깝게는 우리의 「냄비문화」라는 사회풍조도 매스미디어 시대의 한 단면이다.

 이제 멀티미디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 도래의 필연성과 구조를 살펴보면 새로운 시대는 우리가 익숙한 매스미디어 시대의 사회풍조와는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멀티미디어 시대는 1 대 다수를 단방향으로 상대하는 매체, 즉 방송과 1 대 1 의사소통을 양방향으로 주고 받던 통신이 엄청나게 큰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매개로 결합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대중에게 확산되면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예상되는 사회상으로는 소위 「냄비문화」라 일컫는 단발성 반응은 가라앉고 심층분석이 뒤따르는 전문성이 보편화할 것이다. 소수 전문가보다는 좀더 많아진 다수의 전문의견이 손쉽게 모아져 더욱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는 산업사회에서 통용됐던 지식정보의 폭이 훨씬 크고 많아져 대중의 인지가 폭넓고 깊게 자리잡음을 의미한다. 반대의 시각에서 보면 각 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대중매체는 더욱 일관성 있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잘 갈무리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나로 성패를 판가름받게 될 것이다.

 또 멀티미디어 시대에 촉망받는 산업의 하나는 정보통신망 관련산업이다. 요즘 AT&T와 BT 등 국경을 초월한 대규모 통신서비스기업간의 인수·합병이 그 징표가 되고 있다. 이는 통신망 확대에 따른 기존의 국가라는 장벽을 극복하는 사업적 측면에서도 한 방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 축으로는 다양한 시스템의 결합, 다수 콘텐츠의 축적·관리·처리를 원활하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활성화다. 무수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보산업의 핵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급부상이 예견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을지도 모르는 기존 매스미디어의 경우 단편적 이슈의 공표만으로는 폭넓은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있는 대중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소외당할 우려마저 있다. 기존 매스미디어의 변화가 요구되는 점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대중의 호응을 받는 바람직한 서버(미디어의 역할)는 단순한 이슈의 공표뿐만 아니라 이슈의 과정·경과·내용 등을 대중이 클릭동작만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다음을 예측할 수 있는 정도로 자료를 관리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기업의 고전적 3대 요소(자본·노동·토지)는 자본이 「의지력 있는 소자본」, 노동은 「창의력 있는 지식」, 토지는 「유용한 정보를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관리」로 개념이 바뀔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