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제품에 비해 구조적으로 한 단계 발전된 CPU가 이번주안에 잇따라 출시되면서 차세대 CPU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또 이를 계기로 한동안 성능개선보다 가격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왔던 CPU업계 및 PC업계가 다시 「보다 빠르게」라는 PC산업의 기본 속성에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코리아(대표 정용환)는 오는 26일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CPU인 「펜티엄Ⅲ 프로세서」를 선보인다. 인텔이 지난 97년 5월 펜티엄Ⅱ를 공급하기 시작한 지 만 2년이 안돼 선보이는 이 제품은 인터넷 스트리밍 「SIMD 익스텐션」이라 불리는 새로운 프로세서 명령어를 지원, PC의 멀티미디어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측은 『이 명령어를 이용해 개발된 게임이나 인터넷 환경 등 애플리케이션이 보다 빠른 속도로 처리될 수 있다』면서 『펜티엄Ⅲ 프로세서는 오디오·비디오·애니메이션, 그리고 3D 등의 기능을 통해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는 새로운 인터넷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26일 정식 발표에 앞서 지난 18일 새너제이에서 관련 제품들을 미리 전시하는 프리뷰데이를 개최했으며 펜티엄Ⅲ 판촉비용으로 무려 3억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되는 펜티엄Ⅲ 프로세서는 4백50, 5백㎒ 두 제품이며 상반기 동안 싱크로너스 D램을 그대로 사용하다 하반기부터 램버스 D램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텔과 저가 CPU시장을 두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AMD는 펜티엄Ⅲ에 맞서 새로운 CPU인 「AMD K6-Ⅲ」를 23일 발표, 맞불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AMD K6-Ⅲ는 호환칩업체로는 처음으로 2백56KB의 L2캐시를 온다이 형태로 내장해 전체 CPU처리 속도를 향상시켰으며 AMD가 개발한 멀티미디어 명령어인 「3D나우」가 채용돼 펜티엄Ⅲ의 SIMD 익스텐션과 성능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AMD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K6-Ⅲ는 업계 최초로 트라이레벨캐시 설계기법을 적용, 외부에 최대 2MB의 대용량 L3캐시를 장착할 수 있어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외부에 L3캐시를 장착할 경우 동급의 펜티엄Ⅲ 프로세서보다 뛰어난 성능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AMD는 이 제품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 저가 PC위주의 시장전략에서 고성능 PC제품군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6-Ⅲ는 현재 4백㎒ 제품은 양산품이, 4백50㎒ 제품의 경우 샘플이 공급되고 있다.
CPU업체들의 새로운 CPU 출시는 PC산업 뿐만 아니라 램버스 D램의 본격적인 적용, 캐시메모리 축소 등 메모리 분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