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엔 영상산업을 노려라".. 창투사 뭉칫돈 "U턴"

 최근 벤처기업의 부도가 잇따르고 금리도 10%대로 떨어지면서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영상사업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작년과 올해의 한국영화 성공률이 30%대로 높아지는 등 수익률이 좋아지자 지난 97년 일제히 영화부문 투자를 접었던 창업투자사 와 기술금융의 자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일신창업투자(대표 고정석)는 그동안 연간 약 30억원 수준이던 영화부문에 대한 투자액을 올해에는 1백억원대로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일신은 지난 95년 「은행나무침대」에 4억5천만원을 투자해 7억6천만원의 투자자 이익을 달성한 이래 연간 6∼7편의 한국영화에 투자, 「체인지」 「할렐루야」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조용한 가족」 「퇴마록」 등에서 이익을 남겼으며 작년부터는 외화배급에도 손을 대 국내에서 지명도가 높은 이와이 ㅅ지 감독의 「러브 레터」 등 일본영화 9편과 「스크림」 「중앙역」 등의 수입배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작년에 「엑스트라」와 「짱」 등에 20여억원을 투자했던 삼부파이낸스(대표 양재혁)는 올해는 약 1백억원을 영화에 투자키로 하고 지난 3일 영구아트무비(대표 심형래)의 공상과학영화 「용가리」에 22억5천만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작년에 삼부파이낸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스포츠마케팅·공연·음반 등을 담당하는 문화사업단과 영화제작·수입·배급·애니메이션 등을 맡는 영상사업단을 구성하는 등 영상사업 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미래창업투자(대표 박현주)는 올해부터 영화에 투자하기 위한 영상산업전문투자조합을 결성, 운영키로 하고 현재 일반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총 50억원 규모로 「미래영상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해 자사가 30% 이상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일반투자자를 유치해 향후 5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투자수익은 매년 배당하되 오는 2003년 조합을 해체하면서 원금과 수익금을 분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신보창업투자(대표 김승규)와 현대기술투자(대표 이영일)가 「용가리」에 각각 5억원씩 투자하기로 하는 등 창투사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게임 및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한 자본 유입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올해 영화 「용가리」 「닥터 K」 「쉬리」 「이재수란」에 각각 5억원씩을 투자한 한국기술금융(대표 허종욱)은 최근 PC게임 등 콘텐츠산업으로 투자처를 확대, 지난 23일 타프시스템이 개발중인 PC게임 「대물낚시광 2」에 3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벤처자본회사인 글로벌렌털(대표 정태영)은 게임개발업체인 조이맥스가 연내에 개발할 예정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War Gods(가제)」에 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신세기창업투자(대표 유길록)도 빅필름이 제작중인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에 3억5천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애니메이션·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분야에 대한 투자중개 전담창구인 「Help Desk」에 창투사와 에인절캐피털 투자기관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등 벤처자본의 콘텐츠산업에 대한 열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