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던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이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해 설비투자를 크게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는 반도체·가전·정보통신·기계 등 19개 업종의 주요 기업 2백개사를 대상으로 「99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이 모두 25조8백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투자규모가 8.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97년 17.4%, 98년 40.7% 감소하는 등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여온 제조업체 설비투자가 올해는 회복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자·정보통신 관련업체들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보면 대규모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8개사)의 경우 지난해보다 9.4% 증가한 3조2천5백39억원으로 조사됐으며 가전(6개사)은 2조3천5백84억원(17.1% 증가), 정보통신(7개사)은 2천1백77억원(31.3% 증가), 중전기기(10개사)는 1천5백58억원(30.6% 증가)으로 대부분의 업체들이 작년보다 9∼31%까지 설비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조조정 등으로 지난해 37.4%의 설비투자 감소를 보였던 자동차(12개사)의 경우 올해는 전년대비 38.2% 늘어난 2조7천7백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일반기계(24개사)도 지난해 39.3% 감소에서 47.1% 증가한 6천6백19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의 동기별 투자내용을 보면 설비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의 경우 반도체업체들이 전체 투자액의 62.6%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지난해 위축된 반도체 설비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으며 가전과 중전기기도 각각 58.2%, 55.8%를 설비능력 증대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보통신업체는 지난해 설비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가 전체 설비투자의 33.4%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24.9%로 감소해 전년대비 8.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개발부문 설비투자 계획을 보면 정보통신업계의 경우 전체 설비투자액의 51.7%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전체 투자액의 6.2%와 2%를 각각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및 전자부품, 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개발부문에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자부는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작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지난해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며 금액으로 비교할 때 97년의 71.9%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투자에 소요되는 자금공급상의 애로요인 해소에 주력하는 한편 합리화·연구개발투자 등 내실있는 투자가 확대되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