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ITS 시범시스템 "표류"

 지난해 10월 개최된 지능형교통시스템(ITS)서울세계대회에 대비, 과천시에 구축된 ITS시범운영 사이트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25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부터 98년 10월까지 건설교통부·교통개발연구원·과천시·도로교통안전협회가 공동 주관, 총 83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과천ITS시범사이트가 운영방안·비용분담·운영주체 등을 놓고 관계기관들이 관할권 논란을 벌이는 등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초 과천시에 ITS시범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던 건교부가 사업확대·유사사업간 연계성 확보·유지보수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최근에는 ITS시범시스템 운영비용 지원 문제를 놓고 과천시 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ITS시범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96년 6월부터 98년 10월까지 국비 24억여원을 지원한 바 있으나 이후 추가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천시는 올해 ITS운영·유지보수 비용으로 5억6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해놓고 있으나 예산심의과정에서 시의회 의원들로부터 투자효율성에 대해 강한 질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ITS시범시스템 구축 이후 과천시 지능형교통사업소 중앙관제실에서 신신호 교통제어부문을 관리해 왔던 교통경찰도 올 1월 이후 철수했다.

 교통전문가들은 ITS시스템관제실 운영과 관련, 『과천시가 올 초부터 삼성SDS에 용역방식으로 시스템 관제실 운영을 맡기고 있으나 경찰청 소관의 교통신호제어 만큼은 법에 따라 교통경찰 감시아래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천시 측은 무인단속시스템 운영에 대해서도 『단속한 결과를 경찰청에 통고하고 범칙금은 국고로 귀속되는 속성상 과천시가 단독으로 시스템 운영비를 내야 하는 것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민간분야에서는 당초 무상 현물출자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했던 ITS인텍크·쌍용정보통신 등 사업체들이 교통정보시스템과 주행안내시스템 활용 및 확장을 하지 않는다는 과천시 방침에 따라 이를 철거함으로써 출자분과 인건비에 대한 손실을 겪었다.

 인포뱅크가 구축해 과천시내 구간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버스도착정보안내시스템도 서울∼과천시∼안양시 등 인근 도시간 교통정보시스템 교류 및 연계방안이 마련되지 못함으로써 과천시 구간에서만 적용되는 절름발이 정보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씨엔씨정보통신이 의왕∼과천고속도로구간 톨게이트에 설치한 자동통행료징수시스템 역시 설치만 된 채 운영되지 못해 그야말로 전시용 시스템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과천ITS시범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시범시스템 구축설계 과정에서 시범운영 이후 시스템 확대운영 등 활용계획에 대해 협의된 바 없다』고 밝혀 애초부터 추후 활용방안에 대한 고려도 없었던 시스템 구축이란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