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빅딜철회와 생존권 보장 요구 "갈림길"

 빅딜 철회인가, 생존권 보장인가.

 그동안 빅딜철회를 강력히 주장해온 대우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이제는 투쟁방향이 생존권 보장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우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은 삼성과의 빅딜이 부당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 빅딜이 철회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이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빅딜 반대보다는 고용보장 등 직원들의 생존권 보장이 더욱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대우전자 노동조합이 투쟁방향을 빅딜 반대에서 생존권 보장으로 선회한 데 이어 빅딜 반대를 강력히 요구해온 대우전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이제는 생존권 보장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것.

 실제 대우전자 중앙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마포본사 비대위는 22일 상황인식설명회를 개최해 빅딜 반대는 생존권 확보의 일환이며 따라서 투쟁목표를 빅딜 철회가 아닌 전직원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일할 권리의 쟁취로 의견을 모았다.

 비록 마포본사 비대위가 13개 지역비대위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대우전자 비대위내의 위치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대우전자의 투쟁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대우전자 중앙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각 지역 비대위별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마포본사 비대위의 상황인식 설명회 또한 마찬가지』라며 『본사 비대위의 결정이 곧바로 중앙비대위의 결정은 아니며 따라서 대우전자 비대위의 투쟁목표가 부당빅딜 반대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중앙비대위에서도 투쟁방향의 전환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같은 결정은 시간상의 문제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대우전자 직원들이 투쟁방향을 선회할 경우 대우자동차의 삼성자동차 인수에 이어 곧바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대우전자 인수에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해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빅딜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