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내손으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복잡한 기판위에 슬롯과 커넥터 등이 산재해있고 부품 하나하나도 다닥다닥 붙어있어 PC를 모르는 사람들은 지레 겁부터 먹기 십상이지만 PC부품은 대부분 규격화돼 있기 때문에 정해진 위치에 제대로 꽂고 조이기만 하면 된다.
요즘 시중에 주력상품으로 나와 있는 멀티미디어 사양으로 PC를 조립하려면 대략 15종의 부품이 필요하다. CPU와 램, 하드디스크드라이브,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 그래픽 및 사운드카드, 모뎀, 스피커, 파워서플라이, 키보드, 마우스 등과 이 부품들을 꽂을 수 있는 주기판 그리고 케이스 등이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품목이다.
용산 전자상가 등지에서 원하는 기능과 가격의 부품을 구매한 뒤 본격적인 조립에 들어간다.
PC조립에 앞서 염두에 둘 것은 조립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커넥터나 CPU·램 등은 방향만 제대로 맞추면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꽂을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절대로 힘을 가해 무리하게 끼워넣지 말아야 한다.
PC부품이 준비됐으면 조립에 필요한 십자드라이버와 롱노즈 플라이어를 갖고 순서대로 조립을 시작한다.
PC조립의 첫번째 단계는 주기판에 CPU와 램을 장착하는 일이다. CPU는 제품마다 속도와 클록이 표기돼 있는데 CPU를 보드에 꽂은뒤 주기판의 점퍼를 CPU속도에 맞게 조정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주기판은 자동으로 CPU속도를 인식하거나 BIOS에서 CPU속도를 인식할 수 있게 돼 있어 편리하다. 점퍼 조정에 자신이 없다면 주기판을 구입할 때 사용할 CPU속도를 밝히고 점퍼를 조정해달라고 하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CPU를 슬롯에 꽂을 때는 매뉴얼에 따라 CPU가이드를 주기판에 설치하고 수직으로 꽂는다. 이와 함께 CPU의 열을 방출하기 위한 냉각팬도 전원연결 커넥터에 접지선의 방향을 맞춰 꽂는다.
다음엔 램용 슬롯에 램을 꽂는다. 수직으로 방향을 맞춰 꽂으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들어간다. 슬롯에는 「DIMM1」 「DIMM2」 등과 같이 숫자가 표시돼 있는데 숫자가 낮은 슬롯부터 먼저 사용한다.
이제는 CPU와 램이 장착된 주기판을 케이스에 고정시킬 차례다. 많이 사용하는 2단구조 블래킷을 케이스에 장착하고 주기판과 케이스를 고정시키기 위한 가이드를 설치한다. 주기판을 끼워넣을 때는 튀어나온 부분인 포트를 먼저 블래킷에 끼워넣고 살짝내려 놓는다. 이후 5, 6개의 나사로 주기판을 케이스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케이스에 주기판을 정확하게 고정시키기가 까다롭다. 조금만 틀어져도 나중에 슬롯에 그래픽카드나 사운드카드를 미리 고정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를 미리 슬롯에 연결한 후 주기판과 케이스를 연결하는 것도 일을 번거롭지 않게 할 수 있는 한 요령이다.
주기판이 고정되면 파워서플라이의 전원선과 하드디스크, FDD 연결케이블을 끼워넣는다. 케이스에 튀어나온 커넥터들을 주기판과 연결하면 1단계 조립작업은 마무리된다. 커넥터에는 각기 이름이 써 있어 침착하게 주기판 매뉴얼을 보고 꽂아나가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기본조립이 끝나면 AGP·PCI·ISA 등의 애드온 카드도 빈 슬롯에 맞춰 끼워넣는다. 다음엔 하드디스크드라이브와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CD롬드라이브를 장착한다. 케이스에 각각의 베이가 만들어져 있으므로 베이에 밀어넣고 위치가 정확한지 확인하고 나사를 조인다. 하드디스크와 CD롬드라이브에는 마스터/슬레이브 모드를 조절할 수 있는 점퍼가 있는데 마스터에 맞춘다. 이 부품들은 고속회전을 하므로 단단히 조인다.
그리고 나서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한다. 케이블 역시 뒤집어서는 끼울 수 없도록 돼 있지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하드디스크는 프라이머리에 연결된 커넥터로, CD롬드라이브는 세컨더리에 연결된 커넥터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CD롬드라이브는 하드디스크와는 별도의 채널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하드디스크 구동속도와 CD롬 구동속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하고 CD롬드라이브와 사운드카드를 오디오 연결케이블로 연결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젠 조립의 완성단계다. PC뒷면에 나 있는 각종 주변기기의 소켓에 모니터·키보드·마우스 등을 꽂고 작동상태를 확인한다. 이상없이 작동되면 운용체계를 탑재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인스톨하는 것으로 DIM(Do It Myself)으로 PC조립이 끝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