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펜티엄Ⅲ 발표.. CPU시장 "돌풍" 불까…

 펜티엄Ⅲ 시대가 개막됐다.

 전세계 CPU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해온 인텔의 차세대 제품으로 발표 이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던 펜티엄Ⅲ 프로세서가 3억달러라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뒷받침으로 이제 CPU시장 전면에 등장할 예정이다. 그러나 펜티엄Ⅲ 프로세서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인텔은 펜티엄Ⅲ를 개발하면서 각각의 프로세서에 고유의 시리얼 넘버를 부가하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PC를 가전제품처럼 가정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게 인텔의 장기 전략이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안성이 필수조건이라는 판단아래 인텔이 추진한 프로세서의 시리얼 넘버 부여는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맞닥뜨렸다. 결국 인텔은 사용자들이 이 기능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성능 측면으로도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펜티엄Ⅲ 프로세서가 펜티엄에서 펜티엄MMX로의 이전과 같은 「마이너 체인지 제품」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인텔이 펜티엄Ⅲ 프로세서의 향상된 기능으로 내세우는 것은 인터넷 및 멀티미디어 응용 애플리케이션의 처리속도 개선. 3D성능을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인 3D 윈벤치99의 측정결과에 따르면 4백50㎒ 펜티엄Ⅲ 프로세서는 같은 클록주파수의 펜티엄Ⅱ에 비해 3D성능이 7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CPU와 메모리의 능력이 합성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프레드시트나 워드 등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 처리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CPU마크99 측정 결과는 같은 클록주파수의 펜티엄Ⅲ와 펜티엄Ⅱ가 3%의 미세한 성능차이를 보이고 있다. 3D 그래픽이나 멀티미디어 성능 측면에서는 적지 않은 진전을 보았으나 전체적인 성능면에서는 펜티엄Ⅱ에 비해 개선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어드레스나 데이터 비트수 확대, 그리고 CPU 구조의 변화와 같은 구조적인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고가형 CPU는 펜티엄Ⅲ 프로세서로, 저가형 CPU는 셀러론으로 로드맵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펜티엄Ⅲ 프로세서의 완결편은 하반기에 나온다. 인텔은 오는 9월경 CPU의 전면버스(FSB)를 현재의 1백㎒에서 1백33㎒로 끌어 올리고 8백㎒의 램버스 D램을 채택하는 전면적인 수술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 시기까지 인텔이 어떤 전략으로 호환칩업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그것이 먹혀 들어갈 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