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시장, 3월 "꽃샘추위" 탄다

비디오 대여업계에 3월 꽃샘추위가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대작영화가 없고 작품 수마저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주요 비디오 제작유통사들은 3월중에 총 36편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데 이는 각 회사별로 월 평균 출시작품 수보다 2∼4편씩 줄어든 수치다. 이 중 극장개봉작은 15편에 불과하고 할리우드가 생산한 인기 대작영화도 없어 한국영화 「약속」 「닥터 K」 등에 힘이 실릴 정도다. 물론 스타맥스의 「네고시에이터」와 우일영상의 「다크시티」 등 안정적인 대여율을 유지할만한 할리우드 영화가 있긴 하지만 작년의 「아마겟돈」 「고질라」처럼 10만장 이상 판매를 목표로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을 펼칠만한 상업적 가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단 3월 초 비디오 시장은 스타맥스의 한국영화 「약속」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출시되는 이 영화는 작년 극장개봉을 통해 서울 75만명(전국 1백50만명)을 동원한 한국영화 중의 최대 흥행작이다. 조직폭력계 두목과 여의사의 애절한 사랑을 담았는데 극장에 이어 안방 여성관객들의 관람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매월 초로 집중되기 마련인 경쟁사들의 전략 작품도 없어 안정적인 대여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DMV는 3일 「제너럴」, 8일 「닥터 K」를 선보여 그나마 「약속」을 견제할 태세다. 「제너럴」은 평생 동안 약 8천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도둑 마틴 카힐의 실화를 담은 영화로 올 초 예술전용관을 중심으로 상영돼 인지도가 높은 영화다. 「닥터 K」는 극장흥행에 실패하면서 「스릴러는 망한다」는 한국영화계의 징크스를 다시금 확인시켰지만 차인표와 김혜수를 선호하는 안방 관객들의 부담 없는 영화감상을 유도하기에는 충분하다.

 5일 20세기폭스의 일본영화 「카게무샤」가 시장에 나온다. 그러나 비디오 2권에 나눠 담을 만큼 상영시간이 긴 데다 마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영상이어서 가벼운 소일거리를 찾는 안방관객들의 구미에 부합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12일에는 우일영상의 「다크시티」와 스타맥스의 「네고시에이터」가 나란히 출시된다.

 「다크시티」는 공상과학(SF)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독특한 영상 스타일이 담겨 있다. 이 영화는 매일 0시에 일어나는 충격적인 현상들과 인류의 나약함 등을 검푸른 영상으로 포장, 전율을 전해준다.

 「네고시에이터」는 최고의 인질협상 전문경찰이 인질범으로 전락하고 그와 버금가는 실력을 가진 인질협상 경찰과 대치한다는 상황설정을 통해 스릴과 액션을 선보이는 영화.

 이 외에 10일 출시될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SF액션 「퓨처 스포츠」가 국내에서 극장개봉되지 않아 관객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인기 대여순위에 치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