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교육정보화 이대론 안된다 20> 특별기고

장영달 범국민 교육정보화추진위원장

 새로운 1천년을 맞이하는 지금 세계 각국은 새로운 국제환경을 주도하기 위해 숨가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경사회의 노동력, 산업사회의 기술력을 대신해 정보와 지식능력이 중심이 되는 지식정보 기반의 환경을 남보다 먼저 구축하고 활용해 자국의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미 국가정보화의 비전과 철학의 제시는 지난 세기의 일로 치부되고 있으며,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 선진각국의 현황이다. 특히 이들 국가는 지식정보 기반 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육혁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교육정보화는 급변하는 사회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양성함으로써 국가 전체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같은 세계적 추세는 새로운 1천년을 국가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우리에게 높은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보화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신념과 실천의지가 천명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한 일이다. 최근 정부는 「제2건국」을 통한 창조적 지식기반 국가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교육부는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열린교육사회와 평생학습사회 구현에 목표를 두고 교육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대적 변화의 반영, 새로운 방법의 도입, 교육의 시스템 변화를 통해 창조적 지식국가의 초석을 마련하려는 교육정보화의 목표와 비전은 선진각국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교육정보화가 국가정보화 기반구축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충분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교육정보화를 컴퓨터 보급이나 전산망 구축 등 하드웨어 보급에 그치지 않고 관련제도의 정비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부분의 총체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다만 목표와 비전, 문제의식이 손색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정보화 실현을 위한 접근방법이나 추진체계, 정보통신 인프라 등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전산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정보화사업 추진이 미국 등의 주요 국가와 달리 하향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일선교사·학생·학부모의 정보화 요구가 반영되기 어렵고 피동적인 참여로 인한 정보활용 동기가 미약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는 교사의 정보화 마인드와 정보기술 활용능력 부족, 정보화비전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할 전문인력의 부족, 지방교육청의 정보화에 대한 구태의연한 의식 등 근본적인 취약점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문제점은 현실적으로 당초 교육정보화 추진 취지 및 목표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일선학교의 정보화에서 훌륭한 성과가 나오면 그 수혜자는 단지 미래의 주역인 학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정보화는 지금 현재의 사회를 주도하는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폭넓은 정보화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의 정보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순기능을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아가 교육정보화를 통해 육성된 인재들은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같은 교육정보화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가장 중요한 거점인 학교에서부터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없는 추진방식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하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안정적인 예산확보와 효율적인 사용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처럼 무거운 과제를 교육부 등 정부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민관의 공조를 이뤄내는 일도 중요하다. 교육정보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더이상 정부부처만의 고유영역으로 방치하기에는 우리사회의 정보화 수준과 국민적 요구가 이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돼야 할 일은 우리가 교육정보화에 아낌없이 힘을 쏟고자 하는 근본취지는 21세기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자율적이며 개방적으로 협력하는 신인간을 키우는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