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칩 마운터시장 "돌풍" 예감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 부품 장비 전시회인 「넵콘 웨스트 99」에서는 동양의 한 자그마한 기업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반도체장비 전문업체로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평가받아온 미래산업이 처녀 출품한 칩 마운터가 해외 에이전트들은 물론이고 경쟁업체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20여평에 불과한 자그마한 미래산업 부스는 지난달 23일(한국시각)부터 사흘동안 열린 전시회 기간 내내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북적댔다.

 특히 미래산업이 경쟁상대로 생각했던 Q사나 S사, M사 등 외국의 메이저 칩 마운터업체 사장들이 부스로 직접 찾아와 「전략적 제휴」를 제의하는 등 미래산업의 기술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세계 칩 마운터 분야 에이전트들의 반응은 더욱 열광적이었다.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칩 마운터시장인 중국지역에서 표면실장(SMD) 관련장비를 가장 많이 판매한다는 한 에이전트 사장은 『놀랍다(Excellent)』는 말을 감추지 못하면서 현재 거래하고 있는 업체와 계약을 끝내고 미래산업과 거래하고 싶다는 파격적 제의를 해왔다.

 이 때문에 정문술 사장은 물론 고광일 연구소장과 마케팅 담당자들은 전시회 기간중 해외 메이저업체 관계자들에게 점심과 저녁식사 초대를 받는 진기록을 세우기로 했다.

 미래산업이 돌풍을 일으킨 비결은 제품 성능이 워낙 탁월하기 때문이었다는 평이다. 미래산업이 출품한 제품은 최대 실장속도가 0.09초로 피크 앤드 플레이스(Pick & Place)방식의 칩 마운터로서는 세계 어떤 제품보다 빠른 실장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고속 칩 마운터 기술인 로터리 방식 제품보다도 속도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으면서 제품의 크기와 가격은 절반 이하에 불과한 데다 정밀도는 훨씬 탁월하다는 점이 경쟁업체들을 놀라게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행운이 아닌 집중적이고 폭발적인 연구개발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미래산업 연구원들의 설명이다.

 미래산업이 칩 마운터 개발에 나선 것은 불과 1년 반전. 총 18개월이라는 기간동안 칩 마운터 경험이 7∼10년인 전문인력과 1백52억원이라는 연구개발비를 쏟아붓는 결단이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미래산업은 당초 에이전트 중심으로 세웠던 마케팅 전략을 에이전트 영업과 직접 영업,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영업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로 국내 최고의 벤처기업 자리에 올랐던 미래산업이 칩 마운터 제품을 통해 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였다는 평가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