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클린룸설비에 대한 인식 전환

존민 마이스너앤드부르스트(M+W)코리아 사장

 현재 우리는 21세기 국경없는 무역전쟁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값싸게 그리고 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인간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다.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한발 앞선 환경안전 기술을 무기로 각종 규제를 만들어냄으로써 개도국들의 시장진입을 차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최상의 환경과 안전을 추구하는 제품의 생산은 소비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우리 산업 현실상 선진국의 각종 규제, 특히 환경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산업의 기초가 아직도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21세기에는 반도체는 물론이고 제약이나 음식 산업 등에서 제품을 만들 때에 「클린룸(Cleanroom)」이라는 청정공간에서의 생산이 의무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출은 물론이고 내수산업에 있어서도 환경과 안전을 고려하는 포괄적인 품질정책의 변화가 요구된다.

 클린룸은 1950년대 원자력산업 분야에서 청정공기를 요구하게 되면서 연구가 진행되어 1963년에는 오늘날 클린룸의 표준으로 통하는 「미국 연방 표준 209(US Federal Standard 209)」가 제정돼 몇 차례 개정을 거치면서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클라스(Class)로 통하는 클린룸의 등급은 제약산업의 경우 클라스 1백∼10만이며 반도체 장비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클라스 1천, 그리고 우리가 가끔 TV를 통해 우주복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반도체 공장(Fab)의 경우 클라스 1에까지 이르고 있다. 클라스는 1입방피트 안에 0.5마이크론(1천분의 1㎜) 크기의 먼지입자의 개수를 의미하며 숫자가 낮을수록 청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갈수록 고청정도를 요하는 반도체 기술을 제외한다면 기타 산업에서의 클린룸 기술은 그 수준이 아직도 낮은 경우가 많다.

 특히 국내 현실은 품질과 투자비의 갈림길에서 투자비 절감쪽을 선택함으로써 환경과 안전을 후순위로 두는 경향이 많다. 이는 종국에는 회사는 물론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설계 초기부터 품질과 환경 그리고 안전을 잘 고려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야 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에 따라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차세대 클린룸 시스템인 「E4 기술」이 개발돼 이미 활용단계에 있다. 여기서 E4는 Ecology·Economy·EngineeringEfficiency를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최고 품질을 공급하여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고 회사입장에서는 고객의 만족을 바탕으로 높은 수율과 에너지 절감, 그리고 불필요한 재투자와 클레임을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는 종합적인 품질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클린룸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는 소비자에게 품질은 물론 환경과 안전에서도 만족을 주지 못하는 기업은 21세기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이에 따르는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