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뎀 칩세트 공급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모뎀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 커넥선트(구 록웰)가 모뎀 칩세트 공급을 감소한 데 이어 최근에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코리아가 모뎀 칩세트 공급에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관련 모뎀 제조업체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처럼 국내 모뎀 칩세트 수급상황이 악화된 주원인은 지난해 11월 커넥선트사가 미국 록웰사에서 분리되면서 부가가치가 낮은 칩세트 부문 생산을 줄인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커넥선트사의 모뎀 칩세트 공급부족이 구조적인 현상으로 드러나자 대만의 대형 모뎀업체들이 앞다퉈 TI의 칩세트 대량확보에 나서면서 한국에서의 부족사태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백시스템(대표 허선영)은 자사의 주력 모뎀제품인 「리베로 56K」에 장착되는 TI사 모뎀 칩세트의 재고부족으로 지난달 제품생산을 중단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한달 동안 칩세트 공급이 끊기면서 모뎀출시를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주부터 모뎀 칩세트 공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또한 PC라운드(대표 허성도)는 최근 TI의 모뎀 칩세트 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지난달 자사 주력모뎀인 「예스 560 TI」의 생산량을 약 3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커넥선트의 모뎀 칩세트를 사용하는 맥시스템(대표 문승렬)도 4개월째 칩세트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맥시스템은 지난해 말부터 커넥선트사의 윈모뎀 전용 칩세트 HCF 공급이 크게 줄어들어 모뎀 내수시장은 물론 모뎀수출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모뎀제품인 「메신저 56K」의 경우, 3개월째 내수시장에 출하가 중단된 실정이다.
모뎀업계는 이번 모뎀 칩세트 공급부족 현상으로 커넥선트와 TI가 양분해온 국내 모뎀 칩세트 시장에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스리콤 등 소규모 칩세트 공급업체의 약진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