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의료기기산업 새 밀레니엄을 연다 (5)

한양대 의용생체공학과

 「국내 3차원(3D) 의료영상 처리 기술과 의학적 가상현실 분야의 선두주자. 실험실 벤처기업 창업의 요람. 실용학문과 기초학문이 조화된 연구를 수행하는 곳.」 이 모든 것이 한양대 의용생체공학과(대학원 과정)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말들로 통한다.

 이 학과는 지난 87년부터 한양대 의대 김선일 교수를 중심으로 의공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 96년 대학원 과정 의용생체공학과가 신설되고 97년 박사과정이 개설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의공학 인력 양성소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현재 박사급 연구원 1명, 박사과정 5명과 석사급 연구원 1명 및 석사과정 14명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공대가 매우 강한 한양대의 특성을 반영하듯 대부분이 전자 및 전기공학 전공자이며 일부가 KAIST·인제대 등에서 기계공학과 의공학을 전공했다.

 이 학과는 의공학 분야 중에서도 크게 3가지 분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3D 의료영상 처리기술, 가상현실(VR)의 의학적 이용, 생체신호 처리기술 개발이 그것이다.

 3D 의료영상 처리기술 분야는 주로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등 전자의료기기에서 나오는 의료영상을 3D로 형상화시켜 주는 작업과 그에 대한 의학적 애플리케이션을 연구하는 것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한 3D 렌더링 기법과 이미지 프로세싱을 개발하고 있다.

 가상현실의 의학적 이용 분야는 공학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가상현실 기술을 의료분야에 접목하는 것으로 가상시술 및 가상 내시경 등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생체신호처리 분야는 뇌파·심전도·근전도 등 인체에서 발생되는 여러 신호들을 측정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술 및 자동해석을 위한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있다.

 이 학과에서 수행중인 프로젝트는 의료영상의 3D 처리 및 진단시스템 개발, 한국형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을 위한 규격 표준화 사업, 디지털 신호처리(DSP)를 기반으로 한 뇌파검사기(EEG) 스파이크(Spike) 및 뇌기능의 실시간 모니터링시스템 등이 있다.

 또 선도시험망을 이용한 3D 의료 데이터의 볼륨(Volume) 렌더링 분산처리시스템, VR 기술을 이용한 내시경 시스템, MRI 영상의 볼륨/서피스(Surface) 렌더링시스템 등 정부 자금을 지원받는 것만 해도 다수가 있다.

 이 학과가 국내 처음으로 추진하는 3D 영상처리를 위한 라이브러리 개발과제의 경우 관련 산업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RI·CT·초음파 영상진단기·PACS 등 3차원 기술을 적용한 전자의료기기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3D 영상처리 기술의 라이브러리화가 세계적으로는 매우 활발한 데 비해 국내에서는 전무하다.

 학과 역사가 길지 않고 교수도 한 사람에 불과한 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것은 뛰어난 개발 능력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인 연구소와 연구결연을 통해 선진 기술을 쉽게 접목할 수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이 학과의 특징 중 하나는 실험실 창업의 적극 유도와 전자의료기기 벤처기업이 속속 탄생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올 초 석사 과정을 마친 김새별씨가 동료 1명과 「BM Tech」라는 디지털 EEG 전문업체를 창업, 하반기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가상현실을 이용한 3D 뇌수술 시뮬레이터 관련 연구도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은 연구원이 직접 창업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에 따라 몇몇 연구원이 창업을 준비중이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