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품질을 좌우하는 도금두께 편차 극복 문제가 국내 PCB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주요 MLB업체들은 보통 4∼6층의 범용 MLB를 주로 생산해왔으나 이 범용 제품의 국제가격이 갈수록 떨어지는데다 대만을 비롯한 신흥 개도국 PCB업체의 공세로 더 이상 범용 MLB로는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다고 판단, 최근 들어서는 6∼10층짜리 MLB 등 고부가가치 기판분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또 일부 기술력을 갖춘 MLB업체는 12∼24층짜리 초고다층 PCB를 전문 생산하는 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국내 MLB업체들이 고다층 분야에 전력하면서 기존 범용 MLB를 제조할 때 인식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제조공정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초고다층 PCB의 회로부위와 스루홀간의 도금두께 편차로 인한 품질불량 문제다.
특히 초고다층 PCB의 스루홀 구경이 과거 범용 MLB 스루홀 구경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져 도금두께 편차를 극복할 수 있는 스로잉 파워(Throwing Power:균일한 전류 분포력) 유지 문제는 비켜갈 수 없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스로잉 파워는 PCB 도금액이 접착하기 쉬운 PCB의 표면회로와 도금액의 침투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스루홀 사이의 도금두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도금액의 침투·확산력을 균일하게 유지토록 하는 도금전류 분포력 단위다.
즉 일정한 도금두께를 기판 표면상의 회로 부위에 입히는 시간과 스루홀에 입히는 시간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그 차이가 클수록 MLB 품질에 차이가 나고 제조공정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 그만큼 MLB업체의 생산성은 떨어지게 된다.
ML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업체들은 지금까지 도금조내에 기체를 주입하거나 스크루를 장착, 스로잉 파워를 증대시켰으나 초소구경 홀에다 초고다층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MLB의 기술추세에 비추어 볼 때 이 공법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 및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용 MLB의 경우 임피던스(전파간섭) 문제까지 겹쳐 도금두께 편차 극복방안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것.
PCB 도금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도금두께 편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외국 바이어로부터 클레임을 당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다』면서 『국내 PCB업체가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 공동의 공법 및 노하우 습득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