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위해 「사내화폐제도」를 도입, 커다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이 있다.
삼성전기 중국 동관법인(대표 정재환)은 통제적인 예산개념에서 탈피, 부서 자율성을 보장한 예산제도인 사내화폐제도를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해 하반기에 4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사내화폐제도는 회사내에서 통용되는 사내화폐를 만들어 모든 경비사용에 실제로 첨부하는 제도로 모든 품의서에는 반드시 사내화폐를 첨부해 결재를 올리도록 했다. 화폐는 크게 세가지를 발행하고 있으나 이 중 두가지의 화폐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화폐다.
녹색화폐는 시상금·여비·교통비·회의비·교제비·사무용품비 등으로 사용되고 흑색화폐는 생산소모품·수리비·운반비·포장비 등에 사용된다. 이들 화폐를 사용하다 부족하면 물론 구제금융을 받을 수도 있다. 당월예산을 초과할 경우 구제금융을 신청해 받게 되는 적색화폐도 있다. 현재 이 제도를 시행한 이후 구제금융을 신청하여 적색화폐를 사용하는 부서는 아직까지 없다. 그만큼 사내화폐제도 시행으로 낭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회사는 『기존에는 당월예산 사용 후 남는 예산은 이월되지 않아 잔여경비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예가 많았으나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남은 화폐를 다음달에 사용할 수 있어 무리한 비용지출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예산항목이 경직되기보다는 동일화폐내에서 용도를 전환할 수 있어 예산효율성을 제고시켰다. 회의비나 교제비 등을 줄이면서 출장 등 업무비용으로 쉽게 전용해서 사용함으로써 비용지출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단위부서별로 비용을 지급받기 때문에 자율성이 크게 제고되면서 예산지출을 놓고 부서간 갈등이 적어진 이점도 있다. 삼성전기는 『천편일률적인 관리와 비용절감만을 강조하던 데서 벗어나 비용지출에도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함으로써 이 제도가 빠르게 정착됐다』고 밝혔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