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독일의 다임러 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합병했고 올 1월에는 미국의 포드가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하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누적부채가 220억 달러에 이르는 닛산과 유럽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브랜드이면서도 경영난에 허덕이는 BMW 역시 쇼핑리스트 최상단에 올라 조만간 인수·합병(M&A)이 예상되는 기업이다.
매년 2000만대의 자동차가 과잉생산되고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업계의 인수·합병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반증하듯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2010년대에는 자동차 생산대수 500만대에 이르는 미국의 GM과 포드,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유럽의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폴크스바겐 등 6개사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과잉생산·비용증대·가격하락 등 트리플 악재가 자동차시장을 강타하면서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정글논리가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세계 일류기업간 대형합병의 확산은 경쟁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이같은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대형합병을 통해 규모·기술·네트워크에서 절대우위를 확보한 세계적인 기업들의 파상공세에 맞설 수 있는 전략적인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편입 또는 틈새전략」으로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지역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네트워크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이제 저가의 범용상품이나 초점없는 세계시장 침투로는 선진국의 견제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에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거대기업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고부가가치 틈새상품 및 시장을 발굴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보다는 집중화된 기술개발을 추진, 한 분야라도 세계 최고가 되어야 산업재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