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형태 본뜬 PC케이스 디자인 "인기"

 최근 PC케이스에 「성」을 표현하는 디자인이 늘어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동차, 가전 등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인체를 닮은 관능적인 곡선디자인으로 제품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나 기능 위주의 PC케이스에 육체적 상징성을 나타내는 디자인 도입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현재 PC 유통업계에서 육체적 상징성이 강한 PC케이스로 분류되는 제품은 삼우전자의 「심플5」, 가남전자의 「KN800」시리즈, 성일컴퓨텍의 「비너스」 시리즈가 있으며 앞으로 출시될 신형 PC케이스 제품군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PC케이스 전면부에 신체조각상을 연상시키는 유려한 곡선디자인을 도입해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PC케이스 전면부의 외곽선과 파워스위치에 육체적 상징이 유행한 것은 지난해 말 한 중소업체가 「묘한 분위기」의 제품을 출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작됐다. 이후 각 PC업계에서는 기하학적인 무늬와 튀는 색상 위주의 디자인 콘셉트에서 벗어나 인체형상, 특히 여성미를 강조하는 케이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최근 PC케이스에 투명소재 사용이 늘고 있는 것도 성적인 상징성과 연관이 있다고 풀이한다. 투명디자인의 원조격인 미국 매킨토시사의 i맥이 일명 누드PC로 불리는 것은 투명한 본체를 통해 PC내부를 본다는 형식자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PC케이스 업계에는 이같은 디자인 추세에 대해 우려와 긍정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국산 PC케이스 디자인은 세계시장 기준에서 너무 벗어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극단적인 제품디자인보다는 기본적인 품질개선에 업계의 노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PC케이스 업계 일부에서는 국산 PC케이스가 가격경쟁으로 대만산을 따라잡기 힘든 상황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디자인분야에서의 과감한 실험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