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제공업의 구분은 게임사용 여부를 두고 광범위하게 정의해야 한다.』(컴퓨터 게임장업체)
『게임방을 게임제공업의 하위 개념으로 정의해선 안된다. 게임방 업종 자체에 대한 법령이 필요하다.』(게임방업체)
지난 10일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린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중 게임에 대한 공청회는 게임물의 정의와 게임제공업의 구분을 놓고 컴퓨터 게임장업체와 게임방업체가 서로의 영역을 지키려는 공방전의 양상을 띠었다.
문화부는 음비법 시행령 1차안에 게임물의 정의를 일체형·분리형·통신형·기타 게임물로 각각 구분하고 게임제공업의 구분도 게임물의 정의에 따라 기존 컴퓨터 게임장을 포함하는 전용게임장업, 게임방을 포함한 멀티게임장업, 컴퓨터 게임장과 게임방이 공존할 수 있는 종합게임장으로 각각 분류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게임방사업자 단체인 한국인터넷PC대여업협회측은 『게임방에서 제공하는 것은 게임뿐만 아니라 인터넷관련 정보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있어 게임방을 게임 자체로만 국한하는 것은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 넣으려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게임방 자체에 대한 법령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컴퓨터 게임장업 관련단체인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측은 『게임방의 난립으로 컴퓨터 게임장업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고 게임방에 대한 여타의 법률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화부가 게임방을 법률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향후 게임과 관련한 신기술과 매체가 등장할 것에 대비, 게임제공업의 구분을 포괄적으로 규정할 것』을 요구, 게임방을 컴퓨터 게임장의 테두리 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게임장에서 18세 이용가 게임물의 설치비율을 제한하는 것과 시설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컴퓨터 게임장과 게임방 업체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문화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종합게임장을 컴퓨터 게임장이 주를 이루는 종합전용게임장업과 게임방이 주를 이루는 종합멀티게임장업으로 각각 구분, 종합전용게임장업의 시설기준은 바닥면적 500㎡ 이상, 18세 이용가 게임물의 설치비율은 바닥면적의 3분의 1, 분리형 게임물이나 통신형 게임물의 설치비율은 전체 게임기구수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각각 제한했다.
종합멀티게임장업의 경우는 바닥면적 300㎡ 이상, 18세 이용가 게임물은 바닥면적의 5분의 1, 일체형 게임물이나 통신형 게임물의 설치비율은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각각 제한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컴퓨터 게임장과 게임방사업자 단체는 『게임제공업체가 대부분 영세해 문화부가 제시한 안으로는 종합게임장업을 할 수 있는 업체가 극히 드물어 대기업을 위한 법률』이라며 종합게임장업의 시설기준을 대폭 완화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현재의 법률에서는 종합게임장업 이외에서는 18세 이용가 게임물을 취급할 수 없어 영세한 사업자들의 영업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종합게임장은 모든 게임물이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인데 굳이 일체형·분리형·통신형 게임물의 설치비율을 제한하는 것은 게임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법률 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종합게임장업 관련법령안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문화부측은 『법령안에서 제시한 게임 및 게임제공업의 구분은 현재의 게임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종합게임장업에 대해서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안을 적극 수용해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종합게임장에서는 일체형·분리형·통신형·기타 게임물의 설치비율을 제한하지 않되 다만 18세 이용가 게임물의 설치비율은 보다 더 높여주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이달 말께 최종안을 마련, 입법 예고한 후 오는 5월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