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의 CDMA산업이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일조하고자 합니다. 한국업체들도 DSP커뮤니케이션스를 주목해 주십시오.』
미국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고 있는 DSP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업체였다.
그러나 퀄컴이 100% 독점해온 CDMA단말기용 핵심부품인 베이스밴드칩을 지난해 말 SK텔레텍에 공급하면서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DSP커뮤니케이션스의 사장 겸 CEO인 조셉 펄은 한국을 8차례나 방문한 지한파 경영인. 그의 이같은 분주한 움직임에는 세계 CDMA시장의 중심이 된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데 목적이 있다.
펄은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DSP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91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동통신단말기용 칩을 개발해온 통신용 반도체 전문 설계회사』라며 『특히 일본의 CDMA 및 개인휴대이동통신(PDC) 베이스밴드칩 시장점유율이 각각 50%, 25%에 달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CDMA 단말기용 베이스밴드칩을 개발하자 국내시장에도 적지 않은 반향이 발생했다.
고공비행을 거듭했던 CDMA단말기용 베이스밴드 칩의 가격이 경쟁업체가 나타나면서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펄은 『우리 제품은 로열티나 라이선스료를 받지 않아 단말기 원가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경쟁회사 칩에 비해 전력소비를 줄여 단말기 사용시간을 크게 늘린 것이 우리 제품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다음달부터 양산에 들어갈 2세대 CDMA용 베이스밴드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사의 2세대 CDMA칩은 경쟁회사 제품과 같이 IS-95B규격을 지원, 고속 무선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며 전력소비도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또 3개월 뒤에는 부가기능을 추가한 3세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오는 2001년까지 차세대 이동통신방식인 CDMA2000과 와이드밴드CDMA칩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DSP커뮤니케이션스는 최근 국내 반도체업체와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장이 없는 패블리스형태로 운영되는 이 회사가 국내 반도체업체와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일본을 통해 이뤄지던 국내업체 기술지원도 위탁생산업체를 통해 일정부분 지원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펄은 『많은 전문가들이 CDMA시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은 과감하게 CDMA시장에 투자해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며 『이제는 한국의 통신기기업체들이 CDMA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