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대리점들이 최근 들어 본사의 고객관리수수료 지급기한이 완료되면서 수익이 줄어들자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뾰족한 묘안이 없어 고민에 빠져있다.
SK텔레콤은 서비스 가입업무를 대리점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리점이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3년 동안 고객의 전화사용료의 6∼6.5%를 고객관리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정한 고객수수료 지급기한이 최근 만료돼 본사로 관리권한이 넘어가는 건수가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본사에서 고객관리수수료를 받아왔던 일선 SK텔레콤 대리점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본사로 수수료 권한이 넘어가고 있는 가입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하루에 몇건씩 계속해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대리점 수익확보면에 문제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4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서울의 모 대리점은 가입한 지 3년이 넘어 본사로 관리권한이 귀속된 가입자가 300여명이나 됐다. 용산의 A대리점도 지난달 200여명의 가입자가 본사로 관리권한이 넘어갔다. 가입자당 2000원 정도의 수수료가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이들 대리점은 각각 60만원, 40만원의 수입이 줄어든 셈이다.
SK텔레콤이 가입업무를 대리점 체제로 전환한 첫해인 96년 순증 가입자 수는 125만명 정도. 이 가운데 도중에 기기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고 계속 사용중인 고객의 수수료는 올해 안에 모두 본사로 넘어갈 전망이다.
SK텔레콤 대리점들이 우려하는 것은 당장의 가입자 몇백명에 대한 수수료 감소문제가 아니다.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는 수수료 지급기한을 4년으로 연장하기는 했지만 이런 추세로 간다면 지난해까지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에 대한 수수료는 오는 2002년 이전에 모두 중단될 것이고 올해 가입자도 2003년부터는 수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초기 가입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기기변경을 했거나 해지한 상태여서 수수료 권한이 본사로 귀속되는 가입자 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기기변경을 하는 고객도 꾸준히 있을 것이고 지금보다 많지는 않겠지만 신규 가입자가 계속 있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들은 이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다. 가입자가 늘어난들 지금의 50% 수준이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1500여개나 되는 대리점들이 지금처럼 경쟁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한다면 앞으로 늘어나는 가입자의 고객관리수수료보다 줄어드는 고객관리수수료의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SK텔레콤 대리점들은 요즈음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본사에 수수료율 인상과 지급기한 연장을 건의해보았지만 이렇다할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4년 후에 어떤 형태로 SK텔레콤 대리점이 운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