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간 지속된 D램 시장 불황과 혹독한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반도체 3사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7년 8.0%의 점유율로 5위였던 현대전자는 지난해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2위로 크게 뛰어올랐으며 부동의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20%선을 넘어섰다.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미 IDC사가 최근 발표한 「98년 D램 시장 동향조사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LG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3사가 세계 D램 시장의 41%를 점유하는 초강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IDC는 작년 D램 세계시장 규모가 140억 달러를 기록, 97년 198억 달러에 비해 2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97년 매출 15억9000만 달러에 8.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현대전자는 지난해 17억4000만 달러의 매출로 10%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12.4%의 점유율로 단숨에 2위 업체로 부상했다.
조사 대상인 10대 D램 제조업체 가운데 매출액이 증가한 업체는 현대전자와 97년 10위권 밖에서 7위로 성장한 독일의 지멘스사 등 2개사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97년 37억3000만 달러 매출로 세계 D램 시장의 18.8%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매출이 28억1000만 달러로 급감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20.1%로 늘어나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D램 수요업체들이 통상 특정업체의 D램을 20% 이상 구매하지 않는 관행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분석된다.
또한 97년 14억8000만 달러의 매출로 점유율 6위였던 LG반도체도 빅딜 대상업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11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 5위로 한 계단 뛰어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반면 우리나라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의 D램 메이저 업체들의 경우, 97년 2위와 3위였던 NEC와 히타치사가 각각 4위와 9위로 전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TI사의 D램 부문을 인수한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는 97년 4위(16억4900만 달러, 8.3%)에서 지난해 3위(12억9000만 달러)로 한 계단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IDC는 98년도 반도체 업체의 최대 현안은 마이크론과 TI의 반도체 부문,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이었으며 올해에도 주요 5대 메모리 업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체간 통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