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출시될 PC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올 여름이 지나면 PC의 성능은 지금보다 최소한 30% 이상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PC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주메모리의 처리속도 향상은 물론 주기판 칩세트에서 지원하는 버스속도(프런트사이드버스·FSB)가 현재 100㎒에서 133㎒로 모두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또 하드디스크분야도 「울트라 DMA 66㎒」란 신기술이 채용돼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는가 하면 그래픽 카드 역시 효과적으로 3차원 그래픽을 처리하는 새로운 칩들이 대거 선보인다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PC성능을 높이기 위해 탑재되는 기술들을 CPU·주 메모리·주기판 칩세트, 하드디스크, 그래픽 카드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 CPU.주 메모리.주기판 칩세트
CPU와 주 메모리, 주기판 칩세트의 속도는 현재의 100㎒에서 133㎒의 시스템 속도 시대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는 당초 올 6월경으로 예상됐으나 9월에나 가서야 새로운 칩세트를 장착한 시스템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인텔이 이때쯤 새로운 칩세트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올해 3·4분기쯤에 133㎒의 FSB를 낼 수 있는 CPU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내놓고 있는 최신 펜티엄Ⅲ CPU도 아직 100㎒ FSB로 동작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30%의 속도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33㎒ 첫 제품은 펜티엄Ⅲ 600㎒ 이상에 탑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메모리는 현재 100㎒ 수준인 PC100 SD램에서 800㎒로 동작하는 램버스 D램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원래는 PC133이나 PC166 등 133㎒와 166㎒로 동작하는 중간단계의 D램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최근 인텔이 올 9월 내놓을 예정인 카미노 칩세트에서 중간단계의 D램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시해 곧바로 램버스 D램체제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카미노 칩세트는 이밖에도 133㎒ CPU와 4배속 그래픽 가속포트(AGP) 등을 지원해 이 칩세트가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하지만 램버스 D램의 출시가 메모리업체들의 사정으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어 VIA 등 다른 칩세트 회사들이 133㎒나 166㎒ 메모리를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결국 현재의 펜티엄Ⅲ를 탑재한 시스템은 여전히 100㎒대에서 동작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펜티엄Ⅱ와 크게 다른 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고 보면 카미노 칩세트가 출시되는 9월 이후에나 가야 본격적인 CPU·주 메모리·주기판의 성능향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텔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AMD는 최근 「K6-Ⅲ」를 내놓고 선전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관심은 올해말이나 내년쯤 나올 「K-7」에 몰려 있다. 이 제품이 예정대로 개발된다면 인텔이 추진하는 133㎒보다 훨씬 빠른 200㎒의 FSB를 갖기 때문이다.
◇ 하드디스크
하드디스크분야는 「울트라 DMA 66㎒」 기술을 채용하면서 7200rpm의 회전속도를 내는 제품에 관심이 쏠려 있다. 현재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4.3GB나 6.4GB급 하드디스크는 대부분 울트라 DMA 33㎒ 기술에 5400rpm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울트라 DMA 66㎒는 초당 최대 66M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규격으로 기존 33㎒에 비해서는 20% 정도의 고속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웨스턴디지털사의 「AR 26400」 제품이 울트라 DMA 66㎒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나와 있지만 5400rpm이라는 것이 한계다.
해외에서는 IBM사가 울트라 ATA 66㎒와 7200rpm의 사양을 갖춘 20.3GB와 22GB의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퀀텀사가 오는 4월경에, 시게이트사도 오는 5월경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울트라 DMA 66㎒를 지원하는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주기판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SiS칩을 탑재한 주기판 이외에는 크게 일반화되지 않은 상태다.
◇ 그래픽 카드
PC의 고속화를 요구하는 많은 수요는 3D게임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의 고속화는 마니아들에게 가장 큰 관심 분야다. 특히 그래픽카드의 핵심인 칩세트로는 3Dfx사의 「부두 3」와 엔비디어사의 「리바TNT 2」, S3사의 「새비지 4」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제품이다.
「부두 3」는 이미 지난 2월 발표돼 국내에서도 곧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며, 「리바 TNT 2」와 「새비지 4」 칩세트 장착제품도 늦어도 5∼6월 사이에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제품군인 리바TNT, 새비지 3D, 부두 2 등은 대부분 90∼100㎒의 코어클록 속도를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앞으로 나올 이들 새 제품군은 150∼183㎒ 대의 높은 코어클록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메모리도 현재는 8∼10㎱의 속도를 갖는 16MB의 SD램을 채용한 제품이 최고 수준이지만 앞으로 나올 제품군에는 최고 5∼6㎱의 속도를 갖는 32MB SD램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양만으로 볼 때 적어도 30% 이상의 속도향상이 가능한 셈이다.
이와 함께 AGP의 4배속 지원은 올 하반기에 대부분 채용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 동안은 큰 효용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3D 게임들의 대부분이 AGP 2배속으로도 충분하며 앞으로 1∼2년간은 이 속도를 능가할 제품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