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하려면 사이버 공간을 잡아라.」
영화와 음반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상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온라인 홍보와 이벤트에서 벗어나 처음 기획과 제작단계에서부터 PC통신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PC통신업체들도 이들 업체와의 제휴를 문화마케팅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추세.
한국PC통신은 영화제작사인 시네2000과 제휴를 맺고 이 회사가 올해 제작하는 영화의 온라인 홍보와 이벤트를 지원키로 했다. 하이텔 내에 시네2000에서 제작한 영화 「마요네즈(go salad)」 코너를 개설, 줄거리와 시나리오, 사진, 영화 속 명장면 등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하이텔 특별 시사회 초대, 주연배우와의 채팅 이벤트 등을 개최했다. 또 전국에 배포되는 영화홍보물 50만장에 하이텔 가입코드를 넣어 이를 통한 가입자에게 가입비 면제혜택을 주고 가입자 수만큼 시네2000에 일정한 수수료를 주기로 했다. 한국PC통신은 이외에도 앞으로 개봉할 「여고괴담2」 「인터뷰」 「죽어야 산다」 「비밀(가제)」 등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PC통신을 소재로 한 영화 「접속」으로 재미를 본 삼성SDS 역시 「쉬리」 등의 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SDS는 북한공작원(최민식)과 이방희(김윤진)가 PC통신으로 1대1 대화를 하는 장면에 유니텔을 등장시키는 대신 영화의 촬영장으로 삼성SDS 과천 네트워크센터를 지원하고, 영화의 남북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엑스트라 관객 500명을 유니텔을 통해 긴급 모집하기도 했다. 또 유니텔을 통해 「쉬리」 영화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지하철 광고판에 「쉬리」와 유니텔 광고를 함께 전개했다. 뿐만 아니라 12일에는 유니텔의 인터넷 방송국에 「쉬리」의 강제규 감독을 출연시켜 이용자들과 대담을 나누는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외에 최근에 개봉한 「연풍연가」 「찜」 「미술관옆 동물원」 등도 PC통신과의 제휴를 통해 홍보효과를 높였다.
데이콤은 뮤지컬 「남자넌센스」의 공연을 지원하면서 천리안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50%의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무대장치 등에 천리안의 로고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 뮤지컬은 관람객의 30%를 천리안 이용자가 차지하는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천리안 관계자의 말이다. 또 개봉을 앞둔 영화 「내 마음의 풍금」 팸플릿 엽서를 공동으로 제작, 이를 통해 천리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와 연극에 이어 음반시장에서도 PC통신사와의 제휴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데이콤은 문화마케팅 차원에서 프로젝트 랩앨범 「1999 대한민국」을 직접 제작해 이 CD롬에 천리안 전용 에뮬레이터를 함께 담아 배포하고 있다. 삼성SDS는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OST 음반에 유니윈 CD를 함께 배포했다.
또 미국의 미녀 트리오 TLC의 3집 앨범 「FANMAIL」 발매를 앞두고 음반사인 BMG코리아와 함께 공동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유니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음반홍보와 팬클럽 지원을 하는 대신 TLC 음반홍보물에 유니텔 로고와 메뉴안내를 삽입하고 이용자 초대 등의 이벤트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외에 나우콤·SK텔레콤·LG인터넷 등도 영화·연극 등 각종 문화상품과의 공동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PC통신업체들이 문화상품과의 제휴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네티즌들이 영화·음악 등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인 데다가 다양한 이벤트로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
또 문화상품 관련업체의 입장에서도 주요 고객인 네티즌을 잡지 않고서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양자간의 공동 마케팅은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