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료기기가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전자의료기기시장에 참여하는 벤처기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13일 (사)벤처기업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5년 12월 벤처기업협회가 설립되고 벤처 열풍이 범산업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전자의료기기를 전문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벤처기업 수가 급증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설립 초기인 96년만 해도 5개 미만에 불과했던 전자의료기기 및 의료 관련 벤처기업이 현재는 8백여 회원사의 4.8%인 약 40개로 늘어났으며, 협회 회원이 아닌 기업까지 포함한다면 전자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 수는 1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전자의료기기 외에 의료용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의료정보시스템, 의료용구 및 의료용 관련기기업체들과 대학 및 각 연구소의 실험실 창업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자의료기기를 포함한 의료 관련 벤처기업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의료기기 산업이 고부가·환경친화형 유망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다 전형적인 소량 다품종 업종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생산설비가 필요없는 지식·조립형 산업이어서 창업이 비교적 쉽다는 것도 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의 창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자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정보통신·컴퓨터 관련 업종 등 여타의 벤처기업과 산업의 속성이 다른 의료기기 벤처기업들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한 모임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97년 8월 메디슨·메디다스·바이오시스·솔고·비트컴퓨터·세인전자 등 21개 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들이 회원사로 참가한 「한국 의료산업 세계화를 위한 벤처인 모임(한세벤)」을 결성하고 매달 한번 모여 공동 관심 사항에 대한 토론회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30개로 회원사가 늘어난 이 모임은 정보 공유 외에도 연구·개발시 기술 및 자금 협력, 국내외 마케팅 협력, 각종 규격 및 인증 획득의 효율화를 위한 생산 협력, 세계적인 의료기 공동브랜드 구축사업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의료기기·의료용 소프트웨어 및 일부 생명공학 관련업체 약 30개로 구성된 「의료벤처협의회」를 오는 4월 초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협의회는 의료기기의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노하우 공유는 물론 의료기기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하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 등 의료정보시스템 관련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소규모 모임이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세벤의 한 관계자는 『전체 벤처기업 중 전자의료기기 관련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전체 의료기기 산업에서 차지하는 전자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의 역할은 매출과 수출, R&D 등 모든 측면에서 이미 일반 의료기기업체들을 넘어선 지 오래』라며 『전자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벤처기업 수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