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6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5일부터 멀티미디어 국제표준화회의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멀티미디어분야는 지난해에 시장규모가 770억달러에 달했고 오는 2002년에는 10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을 정도로 21세기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업체들은 다양한 신기술간에 호환성을 부여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제표준화 작업과 자신들의 기술을 하나라도 더 표준규격에 반영하기 위해 치열한 표준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회의를 계기로 멀티미디어 국제표준화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그리고 국내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동영상 규격
동영상규격(MPEG)은 컴퓨터 비디오CD에 사용되는 MPEG1과 고선명TV를 포함한 디지털TV에 사용되는 MPEG2의 국제표준이 이미 완성됐다.
MPEG의 표준화를 담당하고 있는 SC29 산하 워킹그룹(WG)Ⅱ는 현재 MPEG4 표준에 대한 마무리작업과 함께 MPEG7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MPEG1 및 MPEG2는 실시간 오디오 비주얼(Audio-Visual:AV) 서비스를 위하여 장면 전체를 동시에 부호화하는 표준이다.
반면 MPEG4는 컴퓨터의 대화형 기능과 통신의 전송기능을 결합하여 실시간 통신을 비롯한 방송·웹·영화·게임 등에 필요한 모든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객체별로 독립적이며 유연성 있게 부호화할 수 있게 해준다.
MPEG4는 단순한 데이터 압축기능뿐만 아니라 향후 AV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대화형 기능편집 및 조작기능, 자연영상과 합성영상의 복합부호화 기능, 그리고 계층적 전송기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초당 28.8kb에서 128kb의 초저속 영상서비스에서부터 5Mb의 TV방송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때문에 MPEG4 응용기술 개발과 함께 MPEG4를 대화형 디지털방송에 이용하기 위한 AIC(Advanced Interactive Contents initiative), MPEG4 기능을 확장하기 위한 MPEG7 등 서비스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화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2월에 완성된 버전1은 자연영상(카메라를 통하여 획득된 영상)을 포함한 2차원 객체에 대한 최적부호화, 그리고 이를 저장매체나 방송망뿐 아니라 객체의 품질(QoS:Quality of Service)이 보장되기 어려운 전송로를 통하여 전달되는 인터넷과 같은 응용분야도 고려되었다.
버전2는 자연영상뿐 아니라 컴퓨터그래픽 등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3차원 영상(문자·도형·가상현실 등)까지 포함한 객체부호화를 위하여 올해 말을 목표로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 분야의 석권을 노리는 마이크로소프트·선사를 비롯하여 AT&T·모토롤러·TI 등 미국업체들은 현재 MPEG4 버전1에 각자의 방식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
마쓰시타·도시바·샤프·NTT·소니 등 일본업체들 역시 MPEG4 버전1에 상당히 많은 방식을 채택해 놓고 있으며 NTT-도코모사를 중심으로 MPEG4를 차세대 위성전화방식인 IMT2000에 사용하기 위해 핵심 ASIC칩에서부터 단말기까지 시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프랑스텔레콤·톰슨·필립스·프라운 호퍼 연구소·HHI연구소 등 유럽업체들은 전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부호화 기술개발 관련, 대형 프로젝트가 여러 형태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 결과물을 MPEG에 제안,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MPEG1과 MPEG2의 표준화에 전혀 신경쓰지 못하다 뒤늦게 MPEG4 표준화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MPEG4 버전1에는 ETRI와 대우·삼성·현대·LG 등 산업체와 일부 대학들이 14건의 기술을 표준규격안에 반영시켜 놓았으며 버전2에는 13여건을 작업초안에 제안해 놓고 외국업체들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자통신연구원의 안치득 책임연구원이 국내 위원장으로 있는 MPEG코리아는 서울회의에서 MPEG4 버전1에 채택된 기술들이 최종 표준규격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실용성을 검증시키고 버전2에 제안한 기술들이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되도록 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