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어디를 가나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업무가 컴퓨터로 처리되고, 취직을 하려 해도 컴퓨터 조작능력은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잘 사용하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요, 그렇지 못하면 무능력으로 대비되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컴퓨터를 좀더 쉽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 등장한 기술이 윈도환경과 같은 「그래피컬 유저 인터페이스(GUI)」다.
아이콘을 눌러주고 이동하는 것만으로 복잡하고 불편한 명령어를 대신 처리하는 기술이 바로 GUI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까지 컴퓨터가 인간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적」이란 단어의 의미는 매우 광범위하다. 사전을 찾아보면 「인간적」이란 사람다운 맛이 나고 인간다운 품성이 풍부한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1초에 수백만 명령어를 처리하는 슈퍼컴퓨터라 할지라도 「인간적」이란 단어 앞에서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컴퓨터가 사람의 음성을 알아듣고 그 명령을 처리함은 물론이요, 사람의 감성까지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사람이 무엇을 본다든가 듣는다든가 접촉할 때 갖는 감각이나 느낌을 컴퓨터가 이해해 적절히 행동한다는 말이다. 바로 이러한 기술이 「휴먼 인터페이스」다.
지금 미국과 일본은 「아름답다」라든지 「친절하다」 등과 같이 감각적이며 애매한 표현을 인간과 기계의 인터페이스에 넣으려는 휴먼 인터페이스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통산성 공업기술원이 지난 96년 발족한 「휴먼 미디어 프로젝트」의 경우 컴퓨터가 일부 형용사를 이해하는 수준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휴먼 인터페이스가 실현되면 인간은 컴퓨터에 막연한 요구를 표현하는 것만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그래서 휴먼 인터페이스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휴먼 인터페이스 분야에 대한 연구를 착실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