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Y2K> 선진국 대응 움직임.. 미국

 Y2K문제의 해결 시한이 임박하면서 세계 각국은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국가적 힘을 온통 쏟고 있다. 미국 등 기술 선진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중남미의 개발도상국들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들의 대응 움직임을 알아본다.

 최근 미국 상원의 Y2K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해결에 가장 앞선 미국의 현재 진척도가 1.00 만점에 0.83을 기록했고 영국 0.82, 캐나다 0.81 순으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일본은 0.78을 나타냈고 한국은 이보다 한참 뒤진 0.68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미국이 Y2K문제의 적응도나 투자 등 거의 전부문에서 다른 나라를 앞서고 있으나 세계무역과 대외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의 Y2K문제가 미국 경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Y2K문제 대책이 미흡한 국가와 기업체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 이들을 압박해 문제해결을 서두르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Y2K문제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전망이다.

 미국 자체적으로는 정부차원에서 Y2K문제 대비태세를 이달말까지 완료한 후 충분한 시험 가동 기간을 거칠 것을 각 부처에 권고하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도 다른 나라들보다 한발 앞서 지난해 7월부터 금융분야를 시작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별 모의 적응실험에 나서는 등 이 문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월가의 28개 증권업체들이 지난해 공동으로 증권전산망의 Y2K문제의 모의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유통·통신·자동차 등 제조분야에서도 잇따라 모의실험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번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Y2K문제 대비훈련을 매주 토요일 대규모로 실시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원 보고서는 Y2K문제로 전력·금융·의료서비스·항공여행·국방 등과 같은 분야에서도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면적인 전력 공급 장애는 없을 것이나 지방의 전력이 제한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의 670개 공항 중 많은 공항에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국민은 자신의 은행과 기타 금융 기록을 문서로 보관하라고 권고하는 한편, 의료분야에서의 문제발생 가능성도 경고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와 관련, FRB가 Y2K문제로 인한 금융혼란 가능성에 대비해 올해말까지 2000억달러의 현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기업부문과 달리 중소기업부문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여전히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Y2K문제에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업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일반 투자가 등 국민도 이들의 Y2K문제 대처 노력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법적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Y2K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선 정보 투명성에 기반한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소극적인 것은 소송 등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한 동시 해법으로 「2000년 정보 및 준비 공개법」이 마련됐다.

 이 법은 기업체와 정부기관, 연구기관 등이 Y2k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과 교류를 촉진할 수 있도록 △배상책임을 완화하고 △정보공유에 대해 독점금지법의 적용을 면제하며 △전용 인터넷 사이트를 설치해 일반 소비자, 중소기업, 지방정부들을 위한 최신 정보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