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의료기기산업 새 밀레니엄을 연다 (7)

전북대 생체공학과

 전북대 공과대 생체공학과(학과장 김남균)는 몇 가지 측면에서 국내 의공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대 최초로 의공학 관련 학부과정이 개설됐다는 것과 의용전자공학·의용생체공학·의용공학 등 타대학 의공학과가 주로 공학적 개념을 토대로 의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반면 이 학과는 의학이 연구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생체공학이란 생체의 오묘한 메커니즘을 공학적으로 해명하고, 생체기능을 공학에 환원하거나 의료·복지 또는 전자·정보, 자동차 등 여러 산업에 응용하는 학문을 말한다.

 이같은 단순 사실 외에 이 학과가 의공학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국내 의공학의 범주를 한 단계 넓혔다는 데 있다. 타 학과가 주력하고 있는 의료영상·생체계측·의료정보 등의 의공학 영역은 물론 감각정보공학, 휴먼 인터페이스 공학 분야를 의공학의 영역으로 끌여들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 학과는 장애인의 운동기능 회복 및 재활, 뇌의 정보처리 메커니즘 해명, 시각·청각·평형감각의 감각 통합기능 해석, 2족 보행 로봇을 위한 인공 평형감각 등 감각정보공학 분야가 중점 연구영역이다.

 이와 함께 운전자 졸음방지시스템, 시각의 유도운동에 의한 자동차 멀미 발생기구의 해명, 시청각 감성을 활용한 감성 오디오 개발 등 기계와 인간의 인터페이스를 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모두 생체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학적으로 적용한 것들이다.

 이 학과가 개발한 기술 중 하나인 감성 오디오는 인간의 시각적 자극을 오디오에 부가함으로써 일반적인 오디오에 감성을 접목한 것이다. 우선 색과 음악에 대한 감성을 측정, 분석하고 이 감성지표를 바탕으로 감성 알고리듬을 개발한 후 조명부·음향부·제어부·음향처리분석부 등 하드웨어와 결합했다.

 이 기술은 대체의학 중 하나인 색체치료기 역할을 할 수 있고, 수험생이나 일반인이 사용할 때 집중력을 높이거나 평화로운 기분에 빨리 젖어들게 할 수도 있다. 또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을 이용한 가상 하이킹시스템은 자세 균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각·체성감각 등 통합된 감각을 자극, 장애인 및 노약자의 자세균형 재활 훈련기기로 유용하다. 이 기술은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인체 통합 평형감각 측정 및 진단기술 개발, 인체 평형감각의 정량적 분석 기술, 가상현실 기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색체환경에 대한 인체 반응지표 데이터베이스, 감각·운동 협응 계측법 개발과 공간지각 형성 메커니즘 개발, 마취심도 측정을 위한 생체신호 분석시스템 등이다.

 이같은 평형감각 및 가상현실 관련 연구가 성과를 거둘 경우 21세기 유망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임 및 영상산업 등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지금도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게임 도중 발작이나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사용에 따른 평형감각의 부조화 및 간질 등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들이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국제적인 가상현실 기술의 안전성 평가 기준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가전업계에 3차원(3D) 기능 및 인체 영향 최소화 기능이 부가된 HMD 개발을 의무화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남균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된 의료기기는 메이커나 의사에게 초점이 맞춰져 환자에게는 불편한 것이 대다수인데 앞으로는 환자를 중심으로 인간친화형 의료기기가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며 『국내 최초로 대학내에 지금까지의 각종 연구성과를 묶어 상품화까지를 담당하는 벤처형 연구소인 「복지공학연구센터(가칭)」를 이르면 올해안에 설립, 세계적인 복지공학 관련 연구소로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