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이름보다는 브랜드.」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이 기업명이나 회사로고는 빼고 품목별로 「지펠」 「파브」 「디오스」 같은 전용 브랜드를 도입, 이를 통해 「빅 브랜드」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가전업체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아예 회사명과 브랜드명을 통일시키는 경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딱딱한 상호명보다는 비교적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로 회사명을 바꾸면 소비자들에게 보다 접근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상호명과 브랜드명을 2중으로 알리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가브랜드를 도입해 독자영업에 나서기 시작한 중소가전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주방용품 업체인 남양스테인레스사는 그동안 사용해 왔던 「키친플라워」라는 브랜드를 이용해 지난해 7월 회사명을 아예 남양키친플라워로 바꿨다. 이는 생산품목이 전기보온밥솥, 콤비쿠커 등 주방용 전기제품으로 확대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키친플라워라는 브랜드가 주수요층인 주부들에게 훨씬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서달용 사장은 이같은 개명을 통해 『사업확대에 따른 이미지 변신에도 효과를 봤을 뿐만 아니라 「주방의 꽃」이라는 뜻의 브랜드가 회사 성격을 잘 나타내 줘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새롭다」는 의미의 이탈리아어인 「노비타(Novita)」로 아예 회사이름을 바꾼 노비타(구 한일가전)도 정보통신기기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제2창업의 의미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노비타는 이 회사가 삼성전자에 OEM납품하고 있는 소형가전제품에 붙이는 펫네임(Pet Name)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광고·홍보비의 절감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르비앙전자는 최근 프랑스어로 「좋다」는 의미의 「르비앙(Le bein)」으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기존 제일가전이라는 상호명과도 의미가 통할 뿐만 아니라 제일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이 회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더욱이 이 회사는 수출에 있어서도 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계획인데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친근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회사이름과 브랜드를 동시에 쓰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가전업체로는 유닉스전자, 카이젤 등이 있으며 최근 모회사로부터 분리해 새롭게 회사를 설립한 동양아로나전자, 메리노테크 등도 브랜드를 이용해 회사명을 정했다.
중소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용절감이나 브랜드 인지도 확대 차원에서라도 회사명과 브랜드명을 일치시키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같은 중소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