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DCD.캐치원, 매각 향방 수면위로

 삼성과 대우그룹계열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인 「캐치원」과 「DCN」의 향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HBO·스타TV 등 외국업체에 매각하는 것을 포함한 외자 유치를 적극 모색해온 캐치원과 DCN은 그동안 협상을 벌여온 이들 업체가 인수대금에 결손금을 포함시킬 수 없다는 종전입장을 계속 고수함에 따라 최근 이들에 대한 매각 방침을 철회하는 대신 영상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온 동양그룹·중앙일보 등과 잇따라 접촉,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그룹은 일단 DCN과 캐치원을 묶어 「패키지 판매」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 매각도 가능하다는 방침 아래 국내업체들과 잇단 물밑 교섭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인수 논의가 오가고 있는 업체는 동양그룹, 중앙일보 그리고 종합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S사 등 3개 업체 정도. 동양그룹은 현재 케이블TV 만화영화 전문채널인 「투니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상사업에 대한 고위층의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동양그룹은 최근 대우측에 200여억원에 달하는 결손금 중 상당액을 매각대금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인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초 삼성으로부터 「Q채널」을 인수한 중앙일보도 대우측 관계자들과 잇단 접촉을 갖는 등 DCN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조건만 맞으면 DCN을 인수한다는 방침 아래 실사팀을 구성, 대우측과 매각대금 규모와 조건 등을 협의하고 있다.

 뒤늦게 DCN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S사는 업계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업체이나 상당한 현금동원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업체는 KBS제작단 인수작업에도 참여, 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대우 「DCN」의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삼성 「캐치원」의 매각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은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HBO·스타TV 등과의 매각협상은 일단 「없던 얘기」로 하고 홍콩 HSBC 홀딩스 plc와 일본의 오메가사 등 외국 캐피털 전문업체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 HSBC그룹은 홍콩상하이은행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는 굴지의 그룹으로 최근 서울은행을 인수, 비상한 관심을 모은 업체다. 일본의 오메가사는 파이낸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전문업체. 삼성측이 과거의 결손금보다는 미래의 투자 가치를 인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국내업체로 선회할 경우 중앙일보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최근 삼성측에 캐치원의 인수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고 삼성측과 인수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오증근 삼성영상사업단장은 『그간 외국 캐피털회사 및 중앙일보와 인수협상을 벌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이달 안에 인수업체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해 캐치원의 매각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는 삼성과 대우의 케이블TV 매각대상이 국내업체로 귀착될 경우 케이블TV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고 양 진영에 대한 시선을 늦추지 않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